[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글로벌 헬스케어 환경이 변하면서 빅파마들의 인수합병 전략도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퀸타일즈IMS코리아 이재행 팀장은 22일 한국제약하이오협회 강당에서 열린 아세안 시장 진출 기회 및 비즈니스 전략 세미나에서 제약산업 글로벌 트렌드를 발표했다.
이 팀장은 "나쁜 수익률이라는 내적 어려움에 할인이나 리베이트, 정책적인 약가인하와 같은 외적 어려움이 더해지면서 최근 제약사들의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면서 "빅파마들은 R&D에 많이 투자하는데 최근 R&D 생산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중 특징적인 트랜드는 거래 방식의 변화다.
과거에는 빅파마들이 올인원 시스템으로 직접 개발부터 판매까지 모두 도맡아왔다. 하지만 이미 성숙해진 시장에서 이런 전략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적극적인 M&A를 통해 대형 거래(megadeal)를 하거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특히 2015년 빅파마들의 합병이나 사업부 매각이 활발하게 이뤄졌는데, 노바티스는 GSK의 항암사업부를 인수하는 대신 백신사업부를 매각했고, 사노피는 베링거의 동물의약품 사업부와 컨슈머사업부를 교환하는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대형 거래 대신 공동(collaborative) R&D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팀장은 "이러한 변화는 협업관계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R&D와 상업화의 주체가 분리돼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면서 미국 FDA에서 허가 받은 신약의 원 개발사(originator)와 허가를 받는 회사의 비중 변화를 소개했다.
허가받은 약물 중 빅파마에서 개발이 시작된 약물 비중은 2011년 52%였으나 2016년 24%로 28%나 줄었다. 그러나 허가를 받은 회사 중 빅파마 비중은 2011년 62%에서 2016년 52%로 10%밖에 줄지 않았다.
반면 허가받은 신약의 원 개발사 비중은 중소형 제약사가 2011년 48%에서 2016년 76%로 28%나 증가햇다.
이 팀장은 "이런 수치 변화의 의미는 허가 받은 신약은 소형 제약사들이 개발하고 빅파마들은 딜을 통해 자기네 것으로 끌어들여 상업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이러한 트렌드는 우리나라에서도 관찰돼 긍정적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또 과거에는 후기 임상 단계의 후보 물질 거래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초기 단계 물질의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질환별로는 항암제와 중추신경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의 거래가 활발했다.
현재 IMS는 글로벌 제약 시장의 향후 5년 성장률은 4.9% 정도로, 2021년이 되면 1.4조 달러(한화 약 1589조 원) 규모가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는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약간 보수적인 수치인데, 2014~2015년에 좋은 신약이 조기에 많이 출시되면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는 점과 파머징 시장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점 등이 감안됐다.
이 팀장은 "중국이나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4개 파머징 국가에서 의약품 수요가 강하게 있지만 과거에 보여줬던 것과 같은 역사적 성장은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면서 "미래 성장률을 비교해보면 대부분 국가에서 성장률은 과거 성장률보다 하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낮은 수치지만 대부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만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측됏다.
이 팀장은 "일본은 저조한 경제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노동 가능 인구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정책적으로 제네릭 사용량을 80% 끌어올리려 하고 있고 고가의 다빈도 사용약에 대한 약가인하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지속해서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