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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허분쟁 우선판매권 인정 여부, 아픽사반·올란자핀 대법원 판결 뒤집힌 이유는?

    아픽사반, 특허법원과 대법원의 해석 달라 "현저성·구성의 곤란성 없다"고 판단

    기사입력시간 2021-06-01 08:06
    최종업데이트 2021-06-01 08:06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제네릭 후발주자들은 제품 출시 전 반드시 특허 침해 여부를 확인하고 특성에 맞게 특허무효 전략, 특허회피 전략 등을 세워야 하며,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기 전 효과의 현저성과 구성의 곤란성 여부 등을 고려해 득실을 따진 후 도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특허법률사무소 교연 김경교 변리사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마련한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교육에서 우선판매품목허가 사례·허가특허연계제도 판례를 소개했다.

    우선판매품목허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 목록에 등재된 의약품의 특허 도전에 성공, 후발의약품의 출시를 앞당긴 최초 품목허가신청자에게 9개월간 다른 의약품에 우선해 판매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사진 =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교육 김경교 변리사 발표 자료 갈무리.

    허가·특허 연계제도 하에서 우선판매품목허가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무효심판, 존속기간 연장등록 무효심판 또는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청구해야 하며, 등재된 특허 및 특허 청구항에 대해 인용심결 또는 승소 판결을 받아야 한다.

    특허목록에 등재된 특허권은 등재받은 자가 요청하는 경우 삭제할 수 있으나, 해당 특허에 도전해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이 있는 경우 이를 제한해 우선판매 효력을 유지할 수 있다.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무효심판, 존속기간연장등록 무효심판 또는 권리범위 확인 심판을 최초로 청구하거나 최초 심판청구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심판을 청구해야 한다. 

    특허심판의 대상을 잘못 기재해 심결 각하된 경우 단독으로 심판청구를 했다면 다시 심판을 청구해도 문제가 없지만, 다른 곳도 함께 심판청구를 했다면 심판청구 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다시 심판을 청구하지 않는 이상 우선판매품목허가를 취득하기 어렵다.

    제네릭사들이 출시 전 반드시 특허를 검색해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허무효 전략, 특허회피 전략 등을 세워야 하며, 우선판매품목허가를 염두해 심판을 청구하는 경우 등재된 특허권 및 등재 청구항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해당 내용이 심판청구서에 적절하게 반영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우판권을 인정받은 사례는 제도 시행 후부터 현재까지(2021년 5월 24일 기준) 400여건이다. 
     
    사진 =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교육 김경교 변리사 발표 자료 갈무리.

    최초 사례는 2015년 5월 8일 아모잘탄이며, 염 변경, 결정형 발명, 조성물 발명 등의 전략을 사용했다. 우판권 허가 최다 사례는 자누비아(단일제)+자누메트(복합제)로 55건에 달하며, 동일 의약품 종류가 최다인 사례는 비리어드(푸마르산염)로 16건이다. 

    김 변리사는 "우판권을 받으려면 최초 허가 신청이 필요하며, 다른 회사가 먼저하면 최초를 놓친다. 허가 신청을 완료한 후 20일이 되는 날 오리지널에 통지하고 이를 식약처에 보고하면 된다"고 밝혔다.

    김 변리사는 "특허분쟁 사례를 보면 ▲물질발명 ▲선택발명 ▲염 발명 ▲결정형 발명 ▲조성물, 제형 발명 ▲의약용도발명(적응증 확장) ▲의약용발명(용법용량, 병용투여) ▲의약용발명(환자군 특성) 등의 전략이 있으며, 이들은 우판권 도전 대상이 된다"면서 "물질발명 회피는 베시케어, 솔리페나신 사건, 자누비아, 아보다트, 가브스, 자렐토 등이 있으며, 자이프랙사, 엘리퀴스, 포시가 등은 선택발명 무효를 시도했으나 모두 좌절됐다"고 설명했다.

    염 발명 회피 사례는 아모잘탄, 비리어드, 프리스틱, 무효는 자누비아 등이 있다. 조성물·제형 발명 회피는 아모잘탄, 시알리스, 트루패스, 액토스메트, 파제오, 프라닥사, 트라젠타, 사포디필SR, 알리톡, 베타미가, 올로스타, 포시가 등이 해당되며, 시알리스, 파제오, 트라젠타, 엑셀론 등은 회피가 어려워 무효를 시도한 사례다.

    김 변리사는 "특허법 95조(허가 등에 따른 존속기간이 연장된 경우 특허권의 효력)에 따르면 특허권의 존속 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은 그 연장등록의 이유가 된 허가 등의 대상 물건에 관한 특허 발명의 실시 행위에만 미친다. 이는 제품설, 주성분설, 유효성분설 등으로 나뉘는데, 범위가 좁은 제품설이 제네릭에 유리하며 유효성분설을 취하면 오리지널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대법원 판결에서 "약학적으로 허용 가능한 염 등에서 차이가 있더라도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기술자)이라면 쉽게 이를 선택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고 인체에 흡수되는 유효성분의 약리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치료효과나 용도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면, 존속기간이 연장된 특허권의 효력이 침해 제품에 미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즉 어느 학설을 지지하지 않고 치료효과 등 실질적 동일성과 염선택의 용이성 등을 만족하면 침해라고 본 것이다. 

    김 변리사는 "사실상 해당 이론을 빠져나갈 염변경은 없어 해당 전략의 종말이라고 볼 수 있으며, 실제 챔픽스, 프라닥사, 자누비아, 포시가 등 관련 사건이 취하되는 사례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올란자핀과 아픽사반 사건은 물질발명의 특허 무효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판례로 꼽힌다.
    사진 =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교육 김경교 변리사 발표 자료 갈무리.

    우선 올라자핀 제네릭은 특허법원에서 '양적으로 현저한 정신병 치료 효과가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해 출시됐는데, 이후 대법원에서 콜레스테롤 증가 부작용을 감소하는 효과를 인정하면서 특허 침해가 인정됐다.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선택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으려면 선행 발명이 갖는 효과와 질적으로 다른 효과를 갖고 있거나 질적 차이 없어도 양적 현저한 차이가 있어야 하며, 선택발명에 대한 질적 차이를 확인을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정량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대법원은 오리지널사가 약가인하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에 대해 책임이 없다면서 제네릭사의 손을 들어줬다.
     
    BMS는 이처럼 효과의 현저성만으로 진보성을 판단한 점을 근거로, 엘리퀴스 유효성분인 아픽사반의 제네릭 출시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진 = 의약품 허가특허연계제도 교육 김경교 변리사 발표 자료 갈무리.

    김 변리사는 "특허심판원 심결에 따라 BMS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네릭 출시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선택발명이지만 구성의 곤란성과 효과의 현저성을 인정했으며, 이에 따라 특허심결과 달리 특허 유효라고 보고 가처분을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9개월 이후 특허법원에서 특허심판원의 심결을 인정했다. 선택발명의 본질은 특별한 효과인데, 아픽사반은 효과의 현저성 없고 구성의 곤란성도 없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법원은 마쿠쉬 형식으로는 수많은 화합물이 포함되기 때문에 선행발명에 구체적으로 기재된 화합물과 특허발명의 구조적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마쿠쉬 형식은 선행발명에 발명을 이루는 구성요소 중 일부를 두 개 이상의 치환기로 하나 이상 선택할 수 있도록 기재하는 것으로, 특정화합물 출원이 아니라 유사한 범위까지 등록을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원은 "선행 발명에 특허발명의 상위개념이 공지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구성의 곤란성을 따져 보지도 않은 채 효과의 현저성 유무만으로 진보성을 판단해서는 안 되며, 구성의 곤란성이 인정되면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면서 "선행발명에 마쿠쉬 형식 등으로 기재된 화학식과 그 치환기의 범위 내에 이론상 포함될 수 있는 화합물의 개수,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에 마쿠쉬 형식 등으로 기재된 화합물 중에서 특정한 화합물이나 특정 치환기를 우선적으로 또는 쉽게 선택할 사정이나 동기 또는 암시의 유무, 선행 발명에 구체적으로 기재된 화합물과 특허발명의 구조적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변리사는 "선택발명의 진보성 판단 법리를 사실상 변경한 것으로, 화합물 개수, 구조적 유사성 등 사안에 따라 인정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아픽사반에 맞는 조합을 선택하는 문제가 어려운, 즉 구성 곤란성 인정되기 어려운 사안에서 효과의 현저성 있으면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대법원이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등 1, 2심과 다른 판결을 내리면서 파기환송된 가운데, 내달 22일 열리는 변론기일에서 '진보성'여부에 대해 어떤 해석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