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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보험 수입액의 20% 지원해야 하는 국고지원금, 절반에 그쳐…21대 국회선 해결될까

    국회입법조사처 "정부 법정 지원율 준수해야"...국고지원 명확화 기재부 반대에 번번이 막혀

    기사입력시간 2021-08-05 05:11
    최종업데이트 2021-08-05 05:1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21대 국회에서는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고지원 비율을 명확히 하는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1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서는 건강보험재정에 대한 법정지원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르면 국가는 매년 예산의 범위에서 해당 연도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 상당하는 금액을 국고 지원하고, 국민건강증진금을 통해서도 당해연도 보험료 예상수입액의 6%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원토록 하고 있다. 즉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가 국고지원금이어야 하는 것이다.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 규정 취지는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국가가 적정 수준의 지원을 하도록 책임 의무를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입법조사처는 “실제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은 법에 따른 기준보다 과소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매년 법정지원 기준인 100분의 14에 미달하고, 지원 비율도 일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는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는 취지에서 ‘지원규모 조정’이란 명목으로 매년 일정부분을 감액해 최종 예산안을 편성해왔다. 게다가 지원규모 조정 규모에 명확한 기준이 없어 2016년 7040억원, 2017년 1조3485억원, 2018년 2조539억원, 2019년 2조1352억원 2020년 1조880억원 등으로 차이가 컸다.

    보험료 예상수입액 대비 정부지원금 비율은 최근 5년간 10.2~12.3% 범위에 그쳐 전체 지원 기준인 20%는 물론 건강증진금을 제외한 지원범위인 14%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부는 이에 대해 법 조항에서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00분의14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원토록 하고 있어 이를 하회하는 수준의 금액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입법조사처는 “국가의 책임지원을 규정한 법의 취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및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도래로 인한 건보 재정 지출의 증가와 보험료 인상의 한계 등을 고려할 때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의 법정지원율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며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고령화에 더해 보장성을 강화하는 문재인 케어로 지출이 증가하면서 건보 재정의 안정적 운용을 위해 국고 지원을 늘리고 그 비율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2017년 20조원에 달했던 건보 누적 적립금은 2018년 이후 적자로 돌아서면서 17조원대로 쪼그라든 상황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주요 국가들은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려가는 추세다. 사회보장 부담 증가, 고령화와 의료비 상승, 고용불안정으로 인한 근로소득 기반 보험료 재원조달 한계 등으로 보험료 수입 증가분만으로는 건강보험을 운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건강보험연구원 재정연구센터 박경선 부연구위원이 공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프랑스(52.3%), 일본(27.4%), 대만(23.1%)의 건강보험 정부지원 비율은 우리나라(13.2%)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박 부연구위원은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확실히 규정하고, 정부지원 관련 법률을 명확히 수정해 재정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역시 ‘건강보험 재정 중장기 운영방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현재 건강보험 예상보험료 수입을 기준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을 전년도 수입이나 3년 평균 보험료 등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국회에는 건보재정 국고지원 비율을 명확히 하고 지원 기한을 내년 말까지로 한 일몰 규정을 없애는 국민건강보험법∙국민건강증진법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돼 있다.

    대표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국고 지원 기준을 당해 보험료 예상수입액이 아닌 전전연도 결산상 수입액으로 잡도록 했으며, 지원 비율 역시 현행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서 각각 14%와 6% ‘상당’하는 금액으로 명시한 것을 17%와 3%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변경했다.

    이 외에 이정문 의원, 기동민 의원 역시 유사한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놓은 상태지만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여당 관계자는 “건보 국고지원 관련 법안들이 전부터 계속 있어왔는데 그동안 여야간 입장 차이보다는 기재부의 반대의견이 크게 작용했다"며 "이번 정부는 지난 정부 대비 건보 국고지원 규모를 늘렸고, 향후 관련 법안들이 심사될 것으로 생각된다. 일몰제 폐지 또는 연장도 같이 심사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