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특히 규제 분야 공부도 필요 합니다. 약은 궁극적으로 허가를 받기 위한 것인 만큼 모든 개발 과정에서 규제순응(regulatory compliance)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가진 후보물질이 아무리 좋더라도 규제 순응을 못하면 허가를 받을 수 없습니다. 비임상만 하고 라이센싱 아웃을 하더라도 규제에 맞춰 자료를 어떻게 만드는지에 따라 후보물질의 가치를 다르게 받을 수 있습니다. 최종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개발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의 발판 마련을 위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문을 잇달아 두드리고 있다. 그 결과 2019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주보(Jeuveau, 한국 판매명 나보타)와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XCOPRI, 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FDA의 승인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는 2019년 한해만 3개 바이오시밀러(biosimilar)를 승인받는 쾌거를 이루며 주목받았다. 1월 허셉틴(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Ontruzant) 승인을 시작으로 4월 엔브렐(Enbrel, 성분명 에타너셉트) 바이오시밀러 에티코보(Eticovo, 유럽 판매명 베네팔리), 7월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Hadlima, 유럽 판매명 임랄디)까지 3개 제품 허가를 받았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약사 출신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RA(Regulatory Affairs)팀을 총괄하고 있는 김희경 전무를 만나 FDA 승인 전략과 노하우를 들었다. RA팀은 전세계 규제 기관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어떤 개발 전략을 가져가고, 어떻게 허가 전략까지 연결될 것인지 개발 초기단계부터 관여해 임상단계를 거치고 국제공통기술문서(Common Technical Document, CTD)를 제출한뒤 허가받는 일련의 긴 과정을 함께하는 부서다. 김 전무는 2011년 FDA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부터 커뮤니케이션하며 승인까지 이끌어냈다.
김 전무는 "2018년 화이자(Pfizer)가 3개 바이오시밀러를 FDA로부터 승인받은 적이 있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처럼 창립 8년된 작은 회사에서 한꺼번에 3개 제품을 핸들링하고 승인받았다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면서 "인력과 경험 등 빅파마와 투입된 자원을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 하나조차 받기 어려운 승인을 3개나 동시에 받았다는 사실은 대단한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이런걸 본 적이 없었다"고 성과를 소개했다.
계속 발전해나가는 FDA…서로 맞춰나가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 중요
새로운 약을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3~4년 전부터 FDA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다. 김 전무는 "바이오시밀러 승인을 위한 법률적 토대는 2009년 만들어졌지만 우리가 처음 FDA와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2011년 당시 FDA에서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승인과 가이드라인에서 초기 단계였던 상태였다. 당시 FDA와 커뮤니케이션했던 바이오시밀러 기업도 거의 없었다. 이 때부터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해 이후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FDA가 지속해서 바이오시밀러 관련 규정을 정비해나가는 과정을 같이했다"고 회상했다.
새로운 약을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3~4년 전부터 FDA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한다. 김 전무는 "바이오시밀러 승인을 위한 법률적 토대는 2009년 만들어졌지만 우리가 처음 FDA와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2011년 당시 FDA에서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승인과 가이드라인에서 초기 단계였던 상태였다. 당시 FDA와 커뮤니케이션했던 바이오시밀러 기업도 거의 없었다. 이 때부터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해 이후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FDA가 지속해서 바이오시밀러 관련 규정을 정비해나가는 과정을 같이했다"고 회상했다.
김 전무는 "당시 우리회사에는 바이오시밀러는 물론 FDA 미팅이나 허가 진행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전혀 없었다. 따라서 FDA바이오의약품 관련 규정, 가이드라인을 공부하고 CTD의 템플릿을 만들어 각 세부항목에 어떤 내용과 자료가 들어가야할지, 미팅을 통해 확인된 부분들을 어떻게 반영할지 등을 고민하고 허가자료를 작성했다"면서 "아울러 FDA는 추가 질문답변기간이 짧은 것을 감안 자료 제출후 나올 수 있는 질문을 정리하고 준비를 미리하는 방식으로 첫번째 제품인 렌플렉시스(Renflexis, 성분명 인플릭시맙, 2017년 4월 미국 승인) 허가 절차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첫 번째 제품을 진행하면서 많이 배웠다. 이 때 생긴 노하우를 시스템에 반영하고, 두 번째 제품에 대한 허가과정을 진행하며 다른 부분이 생기면 그 차이를 식별해 다시 기본 템플릿이나 시스템을 고치고 세번째, 네번째 제품 승인과정에 반영해나가며 매번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FDA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기 때문에 2~3년 전에는 안됐던 어세이(assay)가 지금은 될 수 있는가 하면, 효능과 안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던 부분이 중요한 인자로 바뀔 수 있다. FDA의 요구사항 중에서도 어디에 집중할지가 계속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맞춰나가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규제기관들, 미팅이 공식화돼있고 기록이 남는다는 점 긍정적
바이오시밀러는 가장 최단 기간에 최소 비용으로 개발해 빨리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전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본 원칙을 '세계적으로 하나의 개발(globally one development)' 전략 이라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초창기 개발할 때 타깃은 FDA와 유럽의약품청(EMA), 식품의약품안전처였고, 세 군데서 받은 인풋을 바탕으로 임상 설계와 전체적인 개발 계획을 잡는 것을 목표로 했다.
김 전무는 FDA와 EMA 등 해외 규제 기관들과 일하면서 가장 긍정적이었던 부분으로 미팅이 공식화돼있는 점을 꼽았다. 문서로 모든 미팅 기록이 남고, 서로 합의된 회의록이 나오면서 공식화된 내용을 개발 계획에 넣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규제기관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서로 배우고 발전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바이오시밀러는 신약개발과는 달리 말 그대로 대조약과의 동등성(similarity)를 평가하는 것이 개발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임상 디자인을 함에 있어서도 적응증의 선정이나 1차 평가변수(primary endpoint)의 선정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FDA와도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나눴다.
김 전무는 "신약개발도 마찬가지지만 전세계적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개발 비용을 낮추고 환자들이 더 빠르게 쓸 수 있게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면서 "FDA나 EMA와 미팅하면서 좋았던 부분은 규제기관이 계속 참여하면서 서로 변해나간다는 점이었다. 불필요한 것은 빼고, 정말 필요한 것을 넣으면서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 업계와 규제기관이 서로를 교육시키고 말 그대로 모두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것 등이 바로 윈윈(win-win)이며, 규제하는 사람들의 의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FDA 미팅시 개방질문은 피해야…내 제품은 내가 가장 잘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FDA에 신약 승인 신청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은 무엇일까.
김 전무는 "미국뿐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회사가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FDA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가이드라인을 찾을 수 있고, 가이드라인들이 자세하게 매우 잘 만들어져 있다"면서 "이를 공부하면 약을 개발하는데 최소한 어느 정도 데이터를 봐야 하고, 어떤 것을 봐야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큰 그림의 측면에서 신약 개발의 프로세스는 같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약마다 성격이 다 다르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제품에 대해서는 스스로 제일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신이 보유한 후보물질과 관련된 요구사항이나 가이드라인을 열심히 공부해 자기 제품에 대해 완전히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FDA와 개발 초창기부터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단 이때 '우리가 이러한 제품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데이터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와 같은 개방질문(open question)으로 미팅에 참여하는 것은 곤란하다.
김 전무는 "전체적인 그림을 다 그린 다음 애매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모든 정황을 볼 때 이건 이 정도만 해도 될 것같은데 맞는지' '이런 부분에선 이렇게 가는 것이 맞는지'와 같은 질문 말이다"면서 "그들은 우리 제품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수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CRO)에 완전히 의존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김 전무는 "그들이 다 답을 줄 것이라 생각하면 안되고, 자기 포지션을 갖는게 중요하다. 컨설팅 회사는 우리가 아니다. 전혀 모르는 길을 갈 때 CRO를 활용할 부분은 있지만 역할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면서 "자신의 제품은 스스로 오너십을 갖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자체 인력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승인 경험 신약에도 큰 도움…RA과정 더욱 시스템화해 효율적으로 해나갈것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8년 8월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 Company)과 급성 췌장염 신약인 SB26(울리나시타틴Fc 융합 단백질)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시밀러만 만들던 회사가 신약까지 개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무는 바이오시밀러 승인 경험이 신약 개발 및 승인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은 컨셉이 조금 다른 것이다. 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s)는 오히려 바이오시밀러가 신약보다 2배의 노력이 들어간다. 그래서 초창기 빅파마들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손을 든 회사가 많다. 기존에 하던 것과 다르고 힘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신약은 내 것을 가지고 기준을 만들면 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기준을 찾아내고 거기에 맞춰나가야 하기 때문에 품질을 맞추는 것은 바이오시밀러가 더 힘들다. 이것을 알고 있으면 신약 개발에 굉장히 좋다. 임상 규모나 설계가 달라지지만 전부 다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본 역량은 갖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SB26 개발을 진행하면서 FDA와 미팅하는 것도 별 문제 없었다. 디테일로 들어가면 신약들은 단계별로 해나가며 다음 것과의 연결을 보고 공부해나가야 하지만 기본 개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본다"면서 "바이오시밀러를 FDA에서 승인받은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얼마나 배웠고, 핵심 역량을 내재화시켰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근본으로 돌아가 역량을 모두 이해하고 내재화해 나의 역량으로 쌓였다면 문제 없다. 누가 와서 하도록 시스템화하고 내재화하는 것, 이를 위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향후 RA 전략에 대해 "과거에 배웠던 것들과 바뀌는 트렌드를 반영해 내부적으로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더 시스템화해 효율적으로 진행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전무는 "국내 바이오사들도 FDA 승인을 위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FDA 사이트만 들어가도 엄청난 자료가 있고, 관련된 경쟁사 정보도 많으며, 가이드라인을 보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면서 "작은 벤처라도 규제쪽도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무언가 새로운 물질, 엄청나게 좋은 물질만 개발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규제순응을 맞추지 못하면 허가를 받지 못한다. 최종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개발 과정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해외규제기관들, 미팅이 공식화돼있고 기록이 남는다는 점 긍정적
바이오시밀러는 가장 최단 기간에 최소 비용으로 개발해 빨리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전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본 원칙을 '세계적으로 하나의 개발(globally one development)' 전략 이라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초창기 개발할 때 타깃은 FDA와 유럽의약품청(EMA), 식품의약품안전처였고, 세 군데서 받은 인풋을 바탕으로 임상 설계와 전체적인 개발 계획을 잡는 것을 목표로 했다.
김 전무는 FDA와 EMA 등 해외 규제 기관들과 일하면서 가장 긍정적이었던 부분으로 미팅이 공식화돼있는 점을 꼽았다. 문서로 모든 미팅 기록이 남고, 서로 합의된 회의록이 나오면서 공식화된 내용을 개발 계획에 넣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규제기관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서로 배우고 발전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측면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바이오시밀러는 신약개발과는 달리 말 그대로 대조약과의 동등성(similarity)를 평가하는 것이 개발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임상 디자인을 함에 있어서도 적응증의 선정이나 1차 평가변수(primary endpoint)의 선정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FDA와도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나눴다.
김 전무는 "신약개발도 마찬가지지만 전세계적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개발 비용을 낮추고 환자들이 더 빠르게 쓸 수 있게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면서 "FDA나 EMA와 미팅하면서 좋았던 부분은 규제기관이 계속 참여하면서 서로 변해나간다는 점이었다. 불필요한 것은 빼고, 정말 필요한 것을 넣으면서 기간을 단축시키는 것, 업계와 규제기관이 서로를 교육시키고 말 그대로 모두의 발전을 이끌어내는 것 등이 바로 윈윈(win-win)이며, 규제하는 사람들의 의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FDA 미팅시 개방질문은 피해야…내 제품은 내가 가장 잘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국내 제약바이오사가 FDA에 신약 승인 신청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점은 무엇일까.
김 전무는 "미국뿐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회사가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FDA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의 가이드라인을 찾을 수 있고, 가이드라인들이 자세하게 매우 잘 만들어져 있다"면서 "이를 공부하면 약을 개발하는데 최소한 어느 정도 데이터를 봐야 하고, 어떤 것을 봐야할지 감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큰 그림의 측면에서 신약 개발의 프로세스는 같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약마다 성격이 다 다르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제품에 대해서는 스스로 제일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신이 보유한 후보물질과 관련된 요구사항이나 가이드라인을 열심히 공부해 자기 제품에 대해 완전히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FDA와 개발 초창기부터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단 이때 '우리가 이러한 제품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데이터가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와 같은 개방질문(open question)으로 미팅에 참여하는 것은 곤란하다.
김 전무는 "전체적인 그림을 다 그린 다음 애매한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예를 들어 '모든 정황을 볼 때 이건 이 정도만 해도 될 것같은데 맞는지' '이런 부분에선 이렇게 가는 것이 맞는지'와 같은 질문 말이다"면서 "그들은 우리 제품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상시험수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CRO)에 완전히 의존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김 전무는 "그들이 다 답을 줄 것이라 생각하면 안되고, 자기 포지션을 갖는게 중요하다. 컨설팅 회사는 우리가 아니다. 전혀 모르는 길을 갈 때 CRO를 활용할 부분은 있지만 역할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면서 "자신의 제품은 스스로 오너십을 갖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자체 인력을 통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승인 경험 신약에도 큰 도움…RA과정 더욱 시스템화해 효율적으로 해나갈것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8년 8월 다케다제약(Takeda Pharmaceutical Company)과 급성 췌장염 신약인 SB26(울리나시타틴Fc 융합 단백질)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시밀러만 만들던 회사가 신약까지 개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무는 바이오시밀러 승인 경험이 신약 개발 및 승인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했다. 그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은 컨셉이 조금 다른 것이다. 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s)는 오히려 바이오시밀러가 신약보다 2배의 노력이 들어간다. 그래서 초창기 빅파마들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겠다고 나섰다 손을 든 회사가 많다. 기존에 하던 것과 다르고 힘들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신약은 내 것을 가지고 기준을 만들면 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기준을 찾아내고 거기에 맞춰나가야 하기 때문에 품질을 맞추는 것은 바이오시밀러가 더 힘들다. 이것을 알고 있으면 신약 개발에 굉장히 좋다. 임상 규모나 설계가 달라지지만 전부 다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본 역량은 갖고 있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SB26 개발을 진행하면서 FDA와 미팅하는 것도 별 문제 없었다. 디테일로 들어가면 신약들은 단계별로 해나가며 다음 것과의 연결을 보고 공부해나가야 하지만 기본 개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본다"면서 "바이오시밀러를 FDA에서 승인받은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얼마나 배웠고, 핵심 역량을 내재화시켰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근본으로 돌아가 역량을 모두 이해하고 내재화해 나의 역량으로 쌓였다면 문제 없다. 누가 와서 하도록 시스템화하고 내재화하는 것, 이를 위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향후 RA 전략에 대해 "과거에 배웠던 것들과 바뀌는 트렌드를 반영해 내부적으로 프로세스를 혁신하고 더 시스템화해 효율적으로 진행해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전무는 "국내 바이오사들도 FDA 승인을 위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FDA 사이트만 들어가도 엄청난 자료가 있고, 관련된 경쟁사 정보도 많으며, 가이드라인을 보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면서 "작은 벤처라도 규제쪽도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무언가 새로운 물질, 엄청나게 좋은 물질만 개발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규제순응을 맞추지 못하면 허가를 받지 못한다. 최종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개발 과정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