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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백신 효과 충분히 증명, 우리나라 신종감염병시 도입·개발 빠르게 하려면…"

    송준영 교수 "초기단계의 지원과 충분한 CRO, 사전협의 기간 단축 필요"…질병청 "비임상·임상 부족 문제 풀 공공백신센터 마련"

    기사입력시간 2022-10-11 07:08
    최종업데이트 2022-10-11 07:08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백신의 효능과 영향이 충분히 증명된 가운데,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백신 개발 인프라 부족이 심각한 실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고려의대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는 최근 열린 2022 대한백신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코로나19 백신(GBP-510) 개발·승인과정과 경험'을 주제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할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 = 고려의대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

    백신 지원 예산 불과 40억원...백신 역량 강화해야 

    송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이에 비례해서 확진자 수와 입원자 수, 중증 감염자 수 등이 모두 감소했다"면서 "접종률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자에서도 높은 질병부담 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미국의 경우 비교적 초기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졌는데, 접종률 높은 도시와 낮은 도시간 발병률과 감염, 중증도 등이 큰 차이를 보였다"면서 "이를 통해 팬데믹 극복의 무기는 백신 개발임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미국, 유럽 등이 우리나라와 달리 단기간에 백신 개발에 성공한 이유로는 오랜 기간의 mRNA 플랫폼 기초연구와 빠른 도입, 민관 협의체 구축을 통한 우선순위 결정, 초기단계에서의 대규모 재정 지원 등을 꼽았다.

    송 교수는 "mRNA 플랫폼 도입으로 12개월 내 백신 개발을 완료하는 쾌거를 이뤘다. 코로나19 팬데믹 전 백신 개발에 소요된 기간은 평균 10년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관협의체를 구축한 것도 주요한 요인이다. 미국의 민관협의체는 오픈포럼 방식으로 열렸고 백신개발의 우선순위를 함께 정하고,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과 과제 선정도 논의했다"면서 "무엇보다도 협의체는 백신 개발사, 규제기관, 펀딩기관이 모두 참여해서 개발과정을 점검하고 각 기관과 단체 의견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는 점이 빠른 개발을 이끌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초기단계의 인센티브(재정 지원)도 백신 개발에 기여했다고 부연했다. 

    국내 정부도 협의체를 구성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 제약회사·바이오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이 이뤄졌으나, 규모와 시기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타났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도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범정부지원위원회라는 민관협의체를 마련했지만, 컨트롤타워가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으로 이원화됐고, 앞선 논의가 지나치게 길어 본론으로 진입하는 과정이 너무 늦었다"며 "재정 지원 역시 정부 백신 지원 예산은 40억원 정도고, 국내회사 대부분이 100억원 내외에 그치는 지원을 받았다. 모더나가 정부로부터 500억원 지원받은 점을 고려하면 매우 큰 차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계획서(IND) 승인까지 1~2개월 정도가 소요돼 타 의약품 대비 빨랐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사전 협의와 임상시험수탁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CRO) 선정, IND제출까지 고려하면 비교적 긴 시간이 걸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백신 개발을 빠르게 성공하려면 초기단계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기초-임상시험의 공백을 채우는 기술 투자도 이어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매년 백신 관련 R&D 투자 비용이 증가하고 있으나, 목적이 불분명한 '기타' 분야로 연구비가 많이 투입되고 있으며 이외에도 후보물질 발굴과 생산기술 향상 등이 대부분으로 비임상과 임상 분야는 부족한 실정이다.

    송 교수는 "비임상과 임상 단절이 심각하다. 필요한 백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1상임상, 상용화로 이어지는 전주기적인 거시적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포스트코로나 이후 신종감염병에 대비하려면 실효성을 고려한 민관협의체 구성과 정부·공공단체의 적절한 시기의 충분한 재정적 지원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식약처가 규제 유연성과 신속성을 충족해야 하며, CRO 등 인프라도 충분히 갖춰야 한다. 뿐만 아니라 백신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와 기술구매, 제휴 등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백신개발 연구역량도 강화해야 하며,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가 이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종감염병 발생시 빠르게 대처하도록…공공백신센터 내년 본격 운영
     
    사진 =국립보건연구원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이유경 백신연구개발총괄과장

    이날 국립보건연구원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이유경 백신연구개발총괄과장은 '포스트코로나 대비 감염병 백신 연구개발 지원 전략'을 주제로 센터 소개와 함께 앞으로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한 백신개발 지원 계획을 설명했다. 

    이 과장은 "코로나19 등 신종감염병 위협이 계속되고 필수백신 생산과 예방접종 확대, 국산화를 통한 백신주권 강화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년전인 2020년 센터가 설립됐다"면서 "지난해에는 생물안전3등급시설(BL3), 2등급 시설(BL2, ABL2)을 마련하고 임상검체분석기관(GCLP) 인증을 완료하는 등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센터는 중점 추진 과제로 ▲백신 연구개발 전주기 지원을 위한 거버넌스 강화 ▲감염병 대응 백신 핵심기술 개발과 비임상·임상연구 확대 ▲국내외 협력체계 구축 ▲백신 연구개발 국가 인프라·지원 확대 등을 제시하면서, 차세대 백신 플랫폼 자립화 기술 확보와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통해 백신 자주권 확보와 백신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할 방침이다.

    현재 센터 내 구축된 시설·장비를 보면, ▲ABL3 사육실은 마우스 3개, 페럿 1개, 기니픽 1개, ABL2 사육실은 마우스 5개, 페럿 1개, 기니픽 1개 등의 동물실험시설이 있으며, ▲BL3등급인 바이러스 분석실 3개, 세균분석실 3개, 공동기기실 1개 등 3등급 효능평가시설도 갖추고 있다. 또한 중화항체 분석이 가능한 BL3임상시험 검체분석기관과 T세포 분석을 하는 BL2임상시험 검체분석기관도 있다. 이외에도 백신후보물질 생산 라인과 면역효소 분석기등 500여종의 연구용 장비도 구비하고 있다.

    이 과장은 "이후 감염병예방및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이 이뤄지면서 지난 1년간 비임상·임상시험 검체분석과 민간 지원 등이 가능해졌고 올해 감염병예방법 관련 고시를 개정해 본격적으로 민간기업들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 국내 1호 코로나백신 개발에 있어 임상검체 분석과 효능 평가 등을 직접 진행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만 그간 코로나19 분야에 한정적으로 지원이 이뤄졌다"면서 "앞으로는 국가 백신 개발의 책임기관으로서 공공백신 연구개발 정책 수립부터 기초연구, 실용화 지원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운영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해 민간이 개발을 기피하는 공공백신 분야를 비롯해 원천기술 도입, 결핵·유행성이하선염 백신연구 개발을 돕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백신센터는 우선 올해 코로나19 백신과 함께 미해결 감염병, 국간 안보 대응, 미래 대응 백신과 민간 개발이 기피되는 분야의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원숭이 두창 등 신종 감염병 대비를 위한 연구과제를 추진하고 비임상·임상검체에 대한 효능평가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공공백신 개발 지원 공고와 참여기관 심의·선정, 유효성 평가, 결과보고 등을 시행할 수 있도록 공공백신 종합정보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내년 1월1일부터는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