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만성콩팥병 환자 10명 중 7명은 고칼륨혈증 관리 시 엄격한 식이조절보다 칼륨결합제 등을 활용한 약물치료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와 신장내과 전문의는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더라도 심장·신장 보호 효과가 있는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억제제(RAS 억제제)와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를 중단하기보다 칼륨결합제를 추가해 치료를 유지하는 전략을 우선 고려했다.
대한신장학회 산하 전해질고혈압연구회는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와 의료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칼륨혈증 관리 전략 설문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만성콩팥병 환자 125명과 신장내과 전문의 82명, 가정의학과·내분비내과·순환기내과 등 의사 255명을 대상으로 고칼륨혈증 인식과 실제 진료 패턴을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대한신장학회 공식 학술지 ‘Electrolyte & Blood Pressure’ 최근호에 게재됐다.
고칼륨혈증은 만성콩팥병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전해질 이상으로, 중증으로 진행하면 치명적인 부정맥이나 심정지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설문에 참여한 환자의 91.2%는 고칼륨혈증을 알고 있었으며, 관리 방법으로는 엄격한 칼륨 제한 식이요법(31.2%)보다 칼륨결합제 등 약물치료(68.8%)를 두 배 이상 선호했다.
고칼륨혈증은 만성콩팥병과 심부전 치료에 사용하는 RAS 억제제와 MRA의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그러나 고칼륨혈증을 이유로 이들 약제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심혈관 사건과 입원, 질환 진행, 사망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충분히 얻지 못할 수 있다.
최근 KDIGO와 대한신장학회 진료지침은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더라도 RAS 억제제나 MRA를 곧바로 중단하기보다 칼륨결합제로 혈중 칼륨을 관리하면서 가능한 한 치료를 유지하도록 권고한다.
설문에서도 신장내과 전문의는 RAS 억제제 용량을 유지하면서 칼륨결합제를 추가하는 전략을 가장 흔히 선택했다. RAS 억제제나 MRA 사용 경험이 있는 환자의 40.6%도 칼륨결합제를 추가하더라도 기존 약물을 유지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기존 약물 중단에 안도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20.3%였다.
고칼륨혈증 관리 방식은 진료과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만성 고칼륨혈증 환자의 외래 관리 전략에 대해 신장내과 전문의의 68.2%는 칼륨결합제 처방을 우선 고려한다고 답했다. 반면 신장내과 이외 의료진의 55.5%는 고칼륨혈증 원인이 될 수 있는 약물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연구진은 진료과별 인식 차이를 줄이고 최신 진료지침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해질고혈압연구회 김세중 회장(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은 “고칼륨혈증 발생 시 약물을 감량하거나 중단하기에 앞서 혈중 칼륨을 조절하면서 RAS 억제제와 MRA를 유지할 수 있는 관리 방안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칼륨결합제 등 치료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최신 진료지침에 대한 이해와 치료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