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확진자 중 에크모를 사용하는 환자가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최위중 환자의 사망 위험이 높아지고, 비코로나 진료에도 큰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3일 “현재 전국의 코로나19-에크모 환자는 위중 환자 일주일 평균인 680명의 10%를 넘는 69명으로 이는 학회에서 관련 통계를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많은 수”라고 밝혔다.
학회는 “현재 에크모 적용 환자 수는 코로나19 1, 2차 유행시기의 일간 최대 에크모 환자 수의 2배가 넘는 상황”이라며 “특히 수도권은 40명을 넘어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에크모 치료는 코로나 환자가 고농도 산소, 인공호흡기 등으로도 생존이 불가능할 경우 시행하며, 적정 시간 내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망하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에크모 적용 후 코로나19 환자의 생존률은 40~50% 수준이다.
학회는 이러한 에크모 적용 환자를 위중 환자와는 다르게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은 최위중 환자로 분류하고, 전국적으로 현황을 파악해왔다.
김웅한 이사장은 “현재 코로나 에크모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확진자 증가는 위중환자와 최위중 환자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학회 연구에 따르면 그 기간은 2주 정도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긴급 조치로 확진자 증가 속도가 감소한다 해도 그 중 일부가 최위중 환자로 이환되는 2주에서 한 달 후 시점이 에크모 환자가 가장 많아지는 시점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충분한 인적∙물적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학회는 이 같은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질병관리청과 ‘에크모 신속협의체’를 구성하고 환자가 급증해 에크모가 부족한 병원이 발생할 경우, 에크모 장비를 응급으로 이전 배치해 환자를 치료해왔다. 현재까지 이를 통해 15명 이상의 환자가 치료를 지속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수천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기존 필수의료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전국에 보급된 410대의 에크모 중 153대(37.2%)가 사용 중인데 이는 병원마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에크모를 비축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사용률이다. 게다가 심혈관 질환이 증가하는 동절기라는 점 역시 우려를 더하게 하는 대목이다.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정의석 교수는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역별, 병원별 장비 부족이 현실화될 수 있다”며 “더 심각한 것은 숙련된 간호사, 체외순환사, 필수의료진의 번아웃 등의 문제가 예상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심혈관, 대동맥수술, 폐암 등 종양 수술 등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진료에도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학회는 조만간 ‘코로나19 에크모 치료 2차 권고안’을 발표하는 한편, 질병청과의 에크모 신속협의체, 에크모 교육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