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손연우 회장이 11일 군의관·공중보건의사 복무 단축 문제와 관련해 "좋은 제도를 의사의 소명의식이 대신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젊은의사들의 소명의식을 탓하기 전에 먼저 군의관, 공보의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제시해달라는 국회와 정부를 향한 쓴소리다.
해당 발언은 앞서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의 '의사 소명의식' 비판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유영하 의원(국민의힘)은 8월 31일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사가 소명의식을 내팽개치고 돈을 벌기 위해 군의관 복무 기간을 단축해달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연우 회장은 이날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현실화 국회토론회'에서 "복무기간을 얼마나 줄여야 하는가를 논의하기 전에 국가의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 국가는 국민 생명과 자유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며 "국민에게 함부로 일정기간 자유를 박탈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다만 국가 안보와 의료취약지 등 더 큰 위협에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정기간 의사들이 선택의 자유를 내려놓고 국가가 정한 장소에서, 정한 일을 한다. 이를 유지하는 데 있어 소명의식에 기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좋은 제도를 소명의식이 대신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가장 긴 병역 이행을 법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소명의식인가"라며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제도가 선택받지 못하는 이유를 고려하는 것이지, 요즘 의대생들이 소명의식이 없다고 탓할 일이 아니다. 소명의식이 없다고 하기 전에 군의관과 현역병 중 왜 군의관을 선택해야 하는 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손 회장이 이날 공개한 전국 의대생 설문조사(8800여명 참여)에 따르면, 복무기간을 24개월로 줄이면 군의관, 공보의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82.3%나 된다.
그는 "정부는 38개월에서 24개월로 복무기간을 줄이면 군 인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할 수 있다. 그러나 복무 단축 후에도 유입인원이 1.58배만 되면 인원은 유지된다"며 "24개월 단축 후 82%가 유입되는 것을 감안하면 최대 유입은 3.41배가 된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2.24배 늘어 오히려 인원이 는다"고 말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박재일 회장은 이날 30개월 단축이 아닌 24개월 단축이 필요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박 회장은 "대공협 등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복무기간이 36개월일 때 군의관, 공보의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은 8.1%인데 비해 30개월은 19.4%, 24개월일 때는 94.7%에 달한다"며 "즉 복무기간이 공보의 지원에 직접적이로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는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복무기간을 30개월로 줄여버리면 6개월간의 공백은 사실 어디에서 근무하기 굉장히 제한적인 시간이 된다"며 "결국 전공의 수련 복귀는 36개월일 때와 같은 3년 뒤인 3월에 하게 된다. 30개월로 단축했을 때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 당국도 복무기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국방부 김해인 보건정책과장은 "복무기간이 젊은의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의료인력 획득이나 이런 부분에서 어려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며 "국방부도 병사 복무기간이 단축되고 여건이 개선되는 와중에 장교의 의무복무기간 완화를 공감한다"고 답했다.
그는 "병역 환경 변화를 고려해 군의관뿐 아니라 학군, 학사 전체 장교 복무기간을 재검토하고 있다. 병역의무 형평성, 의료인력 안정적 확보 등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제도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민차영 지역의료인력양성과장도 "법 주무부처가 아니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되지만 24개월 복무 단축을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