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확대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최근 법정 공방이 있었던 초음파 진단기기에 이어 엑스레이(X-ray) 사용 허가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현행법상 금지돼 있는 엑스레이 사용까지 부추기는 교육 프로그램까지 이미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의료계는 적극적인 고발과 피해사례 신고 등에 나설 예정이다.
19일 한의계 등에 따르면 한의사 대상 플랫폼 업체인 A사는 최근 한의사 1000명을 대상으로 진단 의료기기를 교육 받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모집 광고에서 A사는 "한의진료의 상향평준화를 꿈꾸는 공간에서 초음파부터 체형분석기, 체성분분석기, 엑스레이까지 다양한 의료기기를 체험하고 상세히 안내받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해당 이벤트가 진행된 A사의 의료기기센터에선 초음파와 엑스레이 등 의료기기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 설명과 교육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A사는 한의사들에게 의료기기도 판매 중인데, 해당 이벤트를 통해 초음파 등 의료기기를 복수로 구매하면 할인을 해주는 행사도 하고 있다.
이 같이 산업계에서 초음파와 엑스레이 등 한의사 대상 교육이 확대되는 이유는 최근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합법 결정이 나오면서 이를 계기로 엑스레이 등 까지 사용 범위를 넓히려는 대한한의사협회 측과 의료기기 업체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한의협의 올해 중점 회무는 '현대 의료기기 사용 확대'다. 한의협 윤성찬 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한의사에게 부여된 진단범위론 염좌인지, 골절인지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 의료기관을 추가로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엑스레이 진단 공백으로 한의원 진료계획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현행법상 한의사는 진료에서 엑스레이를 사용할 수 없다. 이에 법 개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의사의 엑스레이 진단을 부추길 수 있는 비공식적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의료법 제27조 1항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도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통상적으로 엑스레이나 CT, MRI는 '진단용방사선발생장치 안전관리규칙'과 '특수의료장비 설치·운영 규칙' 등에 따라 한의사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의료계 관계자는 "한의사 초음파 진단 법원 판결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자칫 한의사의 잘못된 진단 의료기기 사용과 해석으로 환자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이를 조장할 수 있는 교육 등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노환규 위원장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한특위는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엑스레이 등 진단 의료기기 사용과 교육 등에 대한 적극적인 고발과 피해 사례 모집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영상의학회 관계자도 "학회 차원에서 품위유지 등을 이유로 (한의사를 대상으로 한 의료기기 사용) 출강을 막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