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80%의 수련병원이 코로나 진료를 위해 추가 인력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수련병원들은 사전에 고지 없이 전공의들을 코로나 진료에 수시로 투입했고 전문 과목 수련의 양적, 질적으로 저하가 초래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코로나 관련 수당조차 지급하지 않는 병원이 많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9일 전공의 332명이 참여한 '코로나19 수련병원 실태조사' 설문을 공개했다.
조사결과, 66%의 회원이 속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가 코로나 진료를 주로 담당하고 있으며, 80%의 회원이 속한 수련병원에서 코로나 진료를 위해 추가 의료 인력을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인력이 부족해지자 심지어 몇몇 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코로나와 무관한 과목을 교육받고 있는 전공의들을 코로나 진료에 강제 투입하기도 했다.
또한 전체 회원 중 64%만이 코로나 진료 전에 전공의 인력이 코로나 진료에 투입될 예정임을 고지받았고, 전체 회원 중 94%는 코로나 진료 투입에 대해 결정 권한이 없었다고 대답했다. 코로나 관련 수당이 지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도 59.2%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수련 환경 현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77.7%의 회원은 코로나 관련 진료에 투입됨으로서 전공과목 수련에서 질적 저하가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정규 시간 교육 업무를 제외하고 선별진료소에 투입되며, 기존에 있던 수련 과정을 폐지하면서까지 코로나 환자를 보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대전협은 "신규 확진자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행정명령을 통해 확보된 병상은 일반 환자들을 위해 사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줄어든 수련환경도 원래 교육과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 환자들을 위한 전문가 인력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현재 방침이 미래에 어떤 희생을 가져다 주게 될지 우려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