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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보와 릴리, GLP-1 치료제 이후 어떤 비만 파이프라인에 투자하고 있을까

    동물계 활용한 새로운 표적, 후성 유전체 조절제, 조절 RNA 표적 치료제 등 다양한 분야 계약

    기사입력시간 2024-10-07 06:39
    최종업데이트 2024-10-07 06:39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GLP-1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상반기 20%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달성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제품별로 보면 노보의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 매출은 전년 대비 71% 증가한 31억 달러를 기록했고, 릴리의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터제파타이드)는 17억6000만 달러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경구제와 복합제 등 후속 파이프라인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향후 몇 년간 비만 시장에서 노보와 릴리가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GLP-1 비만 치료제 개발에 많은 제약사가 뛰어들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두 회사는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기 위해 라이선스 도입과 인수합병(M&A)에 수십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여기에는 차세대 GLP-1 접근법은 물론 새로운 표적도 포함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최근 거래를 통해 노보와 릴리가 어떤 분야에 투자하고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지 알아봤다.

    노보는 단백질과 펩타이드, 단클론항체 분야에서 내부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파트너십과 인수를 통해 비만 파이프라인에 저분자 옵션도 추가하고 있다.

    1월 스위스바이오텍 에라칼 테라퓨틱스(EraCal Therapeutics)와 2억5500만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경구용 저분자 비만 프로그램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했다.

    노보와 에라칼은 음식 섭취 조절과 기타 대사 표현형에 대한 약물 표적을 찾기 위해 2022년부터 협력해왔다. 이번 라이선스 계약에는 제브라피쉬 유충을 활용한 새로운 표적이 포함됐다.

    또한 심장대사 및 희귀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플래스십 파이오니어링(Flagship Pioneering)과 2022년부터 협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1월 오메가 테라퓨틱스(Omega Therapeutics)와 첫 계약을 체결하고 대사 활동을 강화하도록 설계된 후성 유전체 조절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세포의 정체성과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인체 메커니즘을 활용해 열 발생과 대사 활동을 향상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5월에는 플래그십이 설립한 또다른 바이오텍 메타포 바이오테크놀로지스(Metaphore Biotechnologies)와 차세대 GLP-1 수용체 작용제 2종을 개발하기로 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노보는 GLP-1 수용체 관련 최대 2개 다중 표적 치료제를 발굴 및 개발하는데 메타포의 MIMICTM 플랫폼을 활용하는 대신 선급금과 개발 및 상업적 마일스톤으로 최대 6억 달러를 지급한다. 또한 R&D 비용을 보상하고 향후 메타포의 자금 조달 라운드에 참여한다.

    릴리는 후기 단계 프로그램과 9개 임상시험을 포함해 11개 비만 관련 신약 물질을 개발 중이며 계속해서 새로운 표적을 찾고 있다.

    지난해 말 동물 유전체학 바이오텍 파우나 바이오(Fauna Bio)와 4억9400만 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파우나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사용해 비만에 대한 약물 표적을 찾을 계획이다.

    파우나는 452개 동물 종 및 기타 동물 조직 유형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인간 데이터와 질병에 자연적으로 저항하는 동물을 통합해 약물 표적을 찾기 위한 데이터 세트를 구축했다. 이 데이터를 사용해 9억800만개 모델 매개변수에서 자체적으로 표적을 찾을 수 있다.

    올해 9월에는 RNA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연이어 두 곳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 중 암흑 유전체(dark genome)에서 추출한 조절 RNA 표적 치료제 개발 전문 스위스 바이오텍 하야 테라퓨틱스(Haya Therapeutics)와는 비만 및 관련 대사 질환에 대한 새로운 약물 표적을 발굴하기로 했다. 계약 규모는 최대 10억 달러다.

    하야의 독점적인 조절 유전체(regulatory genome) 발굴 플랫폼을 이용하면 현재 치료법보다 잠재적으로 효능이 우수하고 독성이 적은 RNA 표적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릴리는 비만 및 관련 대사 장애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다수의 새로운 긴 비코딩 RNA(lncRNA) 표적을 식별, 특성화하고 검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