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메트포르민의 발암물질인 NDMA 함유 여부 조사에 착수, 국내 환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앞서 싱가포르 보건당국(HSA)은 시중에 유통 중인 46개의 메트포르민 약제 중 3개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NDMA가 검출됐다며 해당 제품들에 대한 리콜 조치를 단행했다.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는 WHO 국제 암연구소(IARC)가 지정한 인체발암 추정물질(2A)이다.
이에 따라 FDA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이외의 일부 국가에서 메트포르민에 DMA가 검출됐다"며 "미국에서도 NDMA 함유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기준치인 하루 섭취한도 96나노그램을 초과하는 NDMA 검출 제품은 없다며 위험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메트포르민은 제2형의 당뇨병 표준 치료제로 흔히 쓰이고 있으며 메트포르민 단독요법으로 1차 치료가 권장되고 있다. 이에 대해 FDA는 “의료전문가와 상담없이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위험할 수 있다. 환자들은 메트포르민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조사에 들어갔지만 아직 국내에 미치는 위험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국내에서 메트포르민을 처방받은 인원이 많은 만큼 만약 메트포르민 판매 중단 조치가 이어지면 발사르탄, 라니티딘, 니자티딘 등에 이어 커다란 파장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대한당뇨병학회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당뇨병 인구는 501만명이고 메트포르민 복용 환자는 단독요법과 2제 병합요법만 합쳐도 189만명에 이른다. 단독요법과 2제 병합요법으로 처방하는 전체 당뇨병 환자 236만명 중 80%에 해당하는 수치다.
메트포르민 단독요법 복용인원은 전체 단독요법 처방환자 93만명의 67%인 62만명이다. 또한 2제 병합요법 처방환자 143만명 중 메트포르민 포함 처방환자는 전체의 89%(메트포르민+DPP4 억제제 56%, 메트포르민+설폰요소제 27%, 메트포르민+티아졸리디디온 3%, 메트포르민+SGLT2 억제제 3% 등)인 127만명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되지 않은 3제 이상 병합요법 처방환자 84만명을 합치면 메트포르민은 300만명에 가까운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셈이다.
식약처는 지난해 고혈압치료제 발사르탄 NDMA 검출에 따른 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당시 판매 중지된 175개 품목 중 133개 품목이 판매 중지를 해제해 현재 남아있는 판매 중지 폼목은 42개다. 또한 올해에도 9월 위궤양 치료제와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로 쓰이는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 269개 품목에 대한 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의료계 관계자는 “메트포르민은 당뇨병 환자의 표준치료로 널리 처방되고 있다. 그만큼 메트포르민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되고 판매 중지가 이뤄지면 발사르탄, 라니티딘 등에 비해 엄청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