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에서 처음으로 사람의 분변 미생물 제품(fecal microbiota product)이 허가를 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11월 30일(현지시간) 페링제약(Ferring Pharmaceuticals Inc.)의 리바이오타(Rebyota, 개발명 RBX2660)를 승인했다. 18세 이상 성인에서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CDI) 재발 예방하기 위한 제품으로, 재발성 CDI에 대해 항생제 치료를 마친 뒤 사용할 수 있다.
C. 디피실(C. difficile)은 설사와 염증을 발생시키고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인 CDI를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다. 항생제 복용과 같은 특정 상황으로 장내 미생물 균형에 변화가 생기면서 C. 디피실이 증식하고 독소를 방출해 설사와 복통, 발열, 경우에 따라 장기 부전과 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에서 CDI로 매년 1만5000~3만명이 사망하고 있다. [관련기사=고령층의 항생제 사용 후 설사 C.디피실 감염 의심해야…항생제 끊고 수주 뒤 나타날 수도]
경증에서는 CDI가 항생제로 회복되기도 하지만 일단 재발하면 그 다음 재발률이 계속 높아지고, 재발성 CDI에 대한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다. 분변 미생물총을 투여하면 장내 세균총 회복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비요타는 재발성 CDI에 대해 FDA가 승인한 첫 치료법이지만 규제 기관에서 임상용으로 분류한 대변이식술(fecal microbiota transplants)은 오랫동안 미국에서 표준 치료법으로 사용돼 왔다.
리바이오타는 페링이 2018년 마이크로바이옴 회사 리바이오틱스(Rebiotix)를 인수하며 확보한 파이프라인이다. 관장을 통해 전달되며 건강한 기증자의 대변에서 추출한 미생물 샘플을 통해 좋은 장내 세균을 보충함으로써 작동한다.
이번 승인은 3상 PUNCH CD3 시험을 포함한 임상 프로그램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최근 Drugs 저널에 게재된 PUNCH CD3 연구 결과 8주차 모델 추정 치료 성공률(치료 완료 후 8주 이내 CDI 설사가 없는 것으로 정의됨)은 위약군(57.5%)보다 리바이오타군(70.6%)에서 유의하게 높았다. 치료에 성공한 환자의 90% 이상에서 6개월 동안 CDI 재발이 없었다.
연구에서 이상반응은 주로 경증~중등증이었고, 치료와 관련된 중대한 이상반응은 없었다. 치료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은 위약군(44.8%)보다 리바이오타군(55.6%)에서 더 높았는데, 대부분 가벼운 위장관 사건과 관련 있었다.
FDA 바이오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피터 마크스(Peter Marks) 박사는 "리바이오타 승인은 재발성 C. 디피실 감염 환자 치료의 진보를 나타낸다"면서 "반복적인 CDI는 개인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이번 승인은 재발성 CDI를 예방하기 위한 추가 옵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한 이정표를 나타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