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용해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설사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 이 치료법이 장기적으로 안전한지 확인하는 임상시험이 미국에서 시작됐다.
미국 국립보건원(NIH)는 14일(현지시간) 연구 컨소시엄이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 관련 설사(Clostridium difficile-associated disease, CDAD) 재발 예방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분변 미생물군 이식술(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 1/2상 임상시험에 환자를 등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NIH 산하 알레르기 및 감염병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NIAID)가 자금을 지원하며, 6개월 이내 2회 이상 CDAD 에피소드를 경험한 18세 이상 성인 16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NIAID 소장인 앤소니 파우치(Anthony S. Fauci) 박사는 "CDAD는 미국에서 매년 1만 5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키는 심각한 문제다"면서 "이번 무작위 대조군 연구(RCT)를 통해 C. diff 감염 치료에서 대변 미생물 이식의 효능과 장기 안전성을 평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C. diff는 결장을 감염시켜 설사와 발열, 복통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다. CDAD는 일반적으로 경구용 반코바이신(vancomycin)이나 피닥소마이신(fidaxomicin)과 같은 항생제로 치료한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치료를 받는 환자의 약 20%에서 재발한다.
NIH는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FMT는 반복되는 C. diff 감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장기 안전성은 확립되지 않았다"면서 "FMT가 어떻게 재발성 CDAD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 치료법은 수여자의 장내 미생물(gut microbiome)을 건강하고 다양하게 회복시켜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재발성 CDAD 환자에서 FMT의 안전성과 효능을 조사하는 한편, FMT 프로세스를 표준화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도 이뤄질 예정이다. FMT의 장기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치료 완료 후 모든 부작용에 대해 3년간 모니터링이 진행되고, CDAD의 새로운 발병, 관련 만성질환 또는 기타 심각한 건강 문제에 대한 정보도 수집된다.
한편 이번 연구 책임자(PI)는 미국 에모리대학교(Emory University) 나딘 루파엘(Nadine Rouphael) 교수이며, 2022년 연구를 종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