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럽은 비용 절감을 위해 정부 주도로 비의학적 교체 투여(non-medical switching)를 많이 시행하면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최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최된 2018 유럽 크론병 및 대장염학회(ECCO)에서도 바이오시밀러와 관련된 초록이 45건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특히 2014년 3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한 셀트리온의 '램시마(CT-P13)'와 관련된 초록이 많았는데, 그 중 눈길을 끄는 연구 결과 4가지를 소개한다.
바이오시밀러 전환, 삶의 질에 영향 없어(P464)
염증성 장질환(IBD) 환자에서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대신 램시마로 교체 투여해도 삶의 질과 임상적 효능에 변화가 없고 안정적으로 관해 상태를 유지한다는 중간 분석 결과가 나왔다.
램시마는 IBD 환자에 대한 임상 데이터 없이 적응증 외삽법에 근거해 유럽에서 레미케이드의 모든 적응증에 대해 판매 승인을 받았다. 유럽의약품청(EMA) 승인 이후 여러 연구에서 램시마가 IBD 환자에서도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줬지만 삶의 질에 관한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 메디컬센터 피에릭(M.J. Pierik) 교수팀은 안정적인 관해 상태인 IBD 환자의 삶의 질은 레미케이드에서 램시마로 교체 투여한 뒤 비열등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삶의 질은 베이스라인, 바이오시밀러로 교체 후 2회(v2) 및 6회(v6) 투여 후 IBD 설문지(IBDQ)를 이용해 측정했다.
연구결과 궤양성 대장염(UC)과 크론병(CD) 환자 총 119명이 참여했다. v2와 v4에서 오리지널과 비교했을 때 IBDQ 변화 평균값은 UC군이 각각 -0.6 (±4.4), -5.4 (±4.3), CD군이 각각 -2.7(± 2.5), -1.0(± 5.5)로 두 약물간 임상적 효능에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에릭 교수팀은 "이번 전향적 관찰연구(non-interventional study)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안정적 관해 상태의 IBD 환자에서 바이오시밀러로 교체 투여한 뒤 삶의 질과 임상적 효능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고, 내약성도 유사했다"고 전했다.
램시마 유지군 vs. 레미케이드에서 램시마로 교체군 비교(P483)
IBD 환자에서 교체 투여 후 램시마의 장기간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한 NOR-SWITCH EXTENSION의 탐험적 하위그룹 분석 결과도 이번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노르웨이 아케르후스대병원 요르겐센(K.K. Jørgensen) 교수팀은 연구 기간인 78주동안 램시마로 치료 받은 그룹(유지 관리 그룹)과 램시마로 교체 투여한 그룹의 52주째 데이터를 비교 분석했다.
메인 임상시험 종료 뒤 전체 438명 환자 중 380명이 연장 연구에 참여했다. 전반적인 질병 악화는 유지군에서 16.8%, 스위치군에서 11.6% 발행했으며, 차이(adjusted difference)의 95% 신뢰구간은 사전에 설정한 15% 비열등성 마진 구간 안에 속했다.
부작용과 의약품에 대한 항체(anti-drug antibodies, ADA), 환자 보고 성과(patient reported outcome) 발생률도 유사했다.
요르겐센 교수팀은 "NOR-SWITCH EXTENSION 연구에서 램시마를 유지한 환자와 레미케이드에서 램시마로 전환한 환자 간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면서 "CD와 UC의 탐험적 하위그룹 분석에서 효능 및 안전성, 면역원성과 관련해 두 그룹간 유사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에서 다시 오리지널로, 멀티 스위칭 결과(P694)
그동안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성공적으로 교체저방한 사례는 여러 IBD 코호트를 통해 알려져 왔지만 이를 다시 오리지널로 교체하는 멀티플 스위칭(multiple switching)에 대한 과학적 임상적 근거는 부족했다.
헝가리 세멜바이스의대 일리아스(A. Ilias) 교수팀은 IBD센터 4곳에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환자 117명을 대상으로 오리지널로 교체 투여한 뒤 24주간 안전성 프로파일과 약물혈중농도모니터링(TDM), 임상 지표 등을 분석했다.
헝가리에서는 2014년부터 레미케이드 초치료 환자나 최소 1년 이상 휴약기를 가진 레미케이드 노출 환자는 의무적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2017년 8월 국가건강보험재단(OEP)의 정책 변경으로 모든 환자들이 바이오시밀러에서 오리지널로 비의학적 교체투여하는 것이 의무화됐다.
연구 결과 1명을 제외하고 모든 환자들이 교체 후 첫 번째 주사 투여에 내약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리아스 교수팀은 "우리가 알기로는 이번 연구가 IBD 환자를 대상으로 바이오시밀러에서 오리지널로 역 의무 교체투여를 시행한 첫 리얼 라이프 코호트"라면서 "단기적인 약물 지속 가능성이 높았으며, 현재 추적 관찰과 TDM 결과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환자 교육과 커뮤니케이션 중요성 재차 강조(P780)
프랑스 그르노블알프스대병원 보드랑(M. Baudrant) 교수팀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대체 가능성(interchangeability)에 대한 환자의 판단과 장벽, 수용도를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반구조적 인터뷰(Semi-structured interview) 결과를 발표했다.
2016년 IBD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했고, 다방면의 생각을 확인하기 위해 병리학에 관계없이 류마티스 환자 25명과 내과 환자 5명도 인터뷰 대상자로 선정됐다.
분석 결과 대상자의 86.8%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절반 가량인 56.6%가 바이오시밀러로의 스위치에 동의했는데, 주요 판단 기준은 동등한 안전성과 내약성이었다.
반면 27.6%는 스위치를 거부했는데, 이들은 주로 기존 치료에 대해 확신하고 있고, 스위치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응답자들의 주된 두려움은 효율 상실이었고, 동료의 피드백을 필요로 했다.
스위치에 대해 주저하는 환자도 15.8% 정도 있었다. 이 환자군은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고 안심과 전문가의 의견에 따른 설득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류마티스내과와 일반내과 환자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보드랑 교수팀은 "이는 바이오시밀러의 개념에 대한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바이오치료 및 바이오시밀러 개념에 대한 포스터와 실용적 정의를 요약한 소책자 등 환자를 위한 툴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