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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우롱하는 메르스 '3대 지원책'

    "선심쓰듯 3% 대출" "세무조사 관심없다"

    "복지부, 진료비 조기 지급 당연한데 생색"

    기사입력시간 2015-06-22 06:05
    최종업데이트 2016-01-25 06:44




    정부가 메르스 확산으로 경영난에 빠진 병의원을 돕기 위해 잇따라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정부의 대책이 하나같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지난 10일 최경환 총리 대행은 메르스 발생으로 경영난에 빠진 병의원에 2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병의원 지원책은 저금리 대출 정책이었다.
     
    그것도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1.5%의 두 배인 3% 대출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사들의 분노를 샀다.
     
    전의총은 성명서를 통해 "심지어 최경환 총리 대행은 메르스로 폐쇄된 메디힐병원을 찾아가 병원장에게 법적으로 자금 지원을 할 수 없으니 대출을 받으라고 권유해 병원장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면서 "과연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게 맞느냐"고 비판했다.
     
    개원의 A씨는 "요즘 신용대출도 이자가 3.3%에 불과한데 실의에 빠진 의료기관을 구제한답시고 3% 대출을 받으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사들은 보건복지부가 병의원, 약국에 요양급여비용을 조기 지급하겠다는 방침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하고 있다.
     

    "7일로 단축 가능한데 지금까지 늦게 준건가?"

    병원 경영난을 덜어주기 위해 메르스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모든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요양급여비용 청구후 7일(공휴일 제외) 안에 요양급여비용의 95%를 조기 지급하겠다는 게 복지부의 발표 내용이다.
     
    통상적으로, 의료기관이 심평원에 진료비를 청구하면 심사 후 진료비용 지급까지 22일 이상 소요되는데 이를 7일로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개원의 B씨는 "뒤집어 생각해 보면 지금도 일주일 안에 줄 수 있는데 20여일 뒤에 주고 있다는 게 않느냐"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다 보니 요양급여비용을 조기에 지급할 수 없었지만 현재 14조원 흑자일 뿐만 아니라 전산심사를 하고 있어 심사, 지급까지 일주일이면 충분하다"면서 "병의원에 조기 지급할 수 있었는데 안주고 있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의원 세무조사를 유예하겠다는 국세청의 발표 역시 의사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메르스 무서워서 세무조사 안나온다는 이야기도 있더라"

    국세청은 "메르스 상황이 진정될 때까지 병‧의원에 대한 세무조사 착수를 원칙적으로 중단하고, 현재 세무조사가 진행중인 병‧의원은 조사를 중지 또는 연기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내과의원 원장인 C씨는 "의사들이 범죄집단도 아니고 개원의들은 세무조사를 무서워하지도 않는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거의 모든 진료가 보험급여 대상인데다 환자들이 신용카드로 진료비를 결제하고 있어 수입이 모두 노출돼 있는데 세무조사를 유예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따졌다.
     
    특히 그는 "오히려 국세청 직원들이 메르스 때문에 병원에 오기 싫으니까 저런 식으로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비꼬았다.
     
    그는 "병의원들이 메르스 여파로 엄청난 타격을 받고 있는데 전혀 영양가 없는 대책만 내놓고 있어 정말 화가 나고 의사들을 우롱하는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