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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에서 버젓이 판매되는 불법 유통 전문약, 리도카인·스테로이드 등 오남용 사고 걱정하는 의사들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기사입력시간 21-07-02 12:50
최종업데이트 21-07-02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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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화. 전문약 불법 판매자 이어 구매자도 처벌 약사법 개정안 통과 

종종 불면으로 오는 환자들에게 그런 얘기를 듣는다. 자기가 불면을 해결하기 위해 일반의약품을 포함해 온갖 방법을 다 써봤지만 효과가 없었다고, 자신은 영영 잠들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럼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제가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이고 보름이고 푹 재워드릴 수 있어요."

내가 이렇게 호언장담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의사로서 ‘전문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문의약품은 효과가 일반인들이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보다 효과가 훨씬 강하지만, 그만큼의 부작용과 위험성 또한 뒤따른다. 작용과 부작용, 효과와 위험성은 언제나 불가분으로 함께 따라 다닌다. 그래서 의사들은 그 부작용과 위험성을 다스리고 계산해서 환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게끔 교육받고 훈련 받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전문의약품을 그동안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검색 사이트나 중고거래 사이트에 전문의약품 이름을 검색하기만 하면 됐다. 그리고 그만큼 사건 사고도 끊이지 않았는데, 리도카인 오용으로 인한 사망사건도 있었고, 헬스장 등에서 불법 남성 스테로이드 남용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나기도 했다.

이렇게 불법으로 유통된 전문의약품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음에도 정부 당국의 수사는 미진했는데, 그 이유는 전문의약품의 구매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사를 하려면 구매자에게도 처벌이 가능해야 그를 판매한 판매자, 유통업자들의 줄기를 잡을 수 있는데 판매자를 처벌할 수 없었기 때문에 수사는 항상 시작부터 난항을 겪었다.

이제 이런 모순이 개선될 예정이다. 작년 10월경부터 논의가 시작된 전문의약품 무자격자의 구입을 처벌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지난 6월 29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불법으로 유통되는 전문의약품의 판매자뿐만 아니라 구매자에 대해서도 처벌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판매망 수사의 단초가 되는 소비자에 대한 수사와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불법 판매 정보 수집조차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히며 “치명적인 부작용으로 국민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고 있는 불법 유통 전문의약품을 수사 단속하기 위한 체계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의료 접근성이 대단히 뛰어난 대한민국인 만큼 불법 유통 전문의약품이 차단된다고 해서 특별한 문제나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조치로 불법 유통 전문의약품으로 인한 오남용이 근절되고 환자들이 적절한 의료 체계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