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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약산업 '핫한' 4대 키워드

    오픈이노베이션·글로벌·신약·바이오마커

    기사입력시간 2017-07-11 12:39
    최종업데이트 2017-07-11 12:39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초점] 상반기 제약산업 결산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17년이 벌써 절반이 지났다. 제약산업은 보통 신약 개발 기간이 긴 만큼 변화가 거의 없는 산업이라고 하지만 이야깃거리는 끊임없이 나온다. 올 상반기 제약 분야 이슈를 네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오픈이노베이션 올해도 활발

    최근 몇 년 간 제약 업계에서 화두가 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열풍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는 물론 한국 제약사까지 나서 펀드를 조성해 바이오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공모해 포상하거나 액셀러레이터로 나서 직접 육성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에 참여하고 있다. 

    연구개발비 상위 10대 제약사의 외부 투자 금액은 2014년 200억 원대에서 2015년 1600억 원대로 껑충 뛰었고, 2016년은 2000억 원대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대웅제약은 최근 10년간 외부 투자금액이 1000억 원이 넘는다.

    올해 상반기에는 CJ헬스케어, 바이엘코리아, 사노피코리아,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국화이자제약,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등이 나섰다.

    바이엘코리아는 본사가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스타트업 개발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한국판을 올해 초 처음으로 시작했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아스트라제네카 항암제 신약 후보 물질 중 일부를 전임상 실험에 활용할 수 있도록 보건산업진흥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의료진 4명을 선정했다.

    CJ헬스케어는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조성한 펀트로 올해 바이오 스타트업 뉴라클사이언스에 20억 원을 투자했다.

    국내사가 해외 투자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부광약품이 지분 투자한 초희귀 의약품 전문 제약사 에이서 테라퓨틱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오펙사와 합병했다.

    국산 신약 해외 활약 확대

    토종 신약의 글로벌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바이오의약품 수출 1위를 기록한 셀트리온은 맙테라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도 올해 영국과 독일에서 발매를 시작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4월 미국 FDA로부터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렌플렉시스 허가를 받아 연내 판매가 예상되면서 셀트리온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 모두 6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오리지널 비교 임상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기도 했다.

    보령제약은 미국이나 유럽 등 이미 글로벌 제약사가 선점한 빅마켓 대신 신흥 제약시장을 통해 글로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로 중남미, 러시아, 동남아 등 40개 이상 국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남아공 제약회사와 아프리카 10개국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이 외에도 신약후보 물질로 현대약품 당뇨병 치료제, JW크레아젠 간암 치료제의 임상 결과가 해외 학회에서 소개됐고, 한미는 미국당뇨병학회와 유럽고혈압학회에서 임상 연구 총 5건을 발표하는 등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간염 신약 4개 출시, 국산 신약도 나왔다

    신약 4개가 쏟아진 간염도 상반기 화젯거리였다.

    MSD와 애브비는 각각 신약 제파티어와 비키라·엑스비라를 출시, C형간염 중 국내에서 환자가 가장 많은 1b형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비키라·엑스비라는 임상연구에서 12주 단독치료로 100% 바이러스반응 도달률을, 제파티어는 리얼월드 데이터에서 100%에 가까운 도달률을 확인해 기존 닥순요법보다 짧은 치료 기간으로 더 높은 완치율을 보였다.

    일동제약은 창사 첫 신약으로 B형간염 치료제인 베시보를 공개했다. 임상에서 효과는 비리어드 대비 비열등했고 바라크루드와 비교했을 때도 큰 차이가 없었다. 현재 약가 협상이 진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길리어드는 처방액 1위 품목 비리어드의 10분의 1 용량으로 같은 효과를 내는 B형간염 신약 베믈리디를 허가받았다.

    한편 글로벌 사용 8년간 내성이 1건도 보고되지 않았던 비리어드의 내성 사례가 국내에서 발생해 학회장을 뜨겁게 달궜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정훈 교수는 국제 간 연관 심포지움(The Liver Week 2017)에서 "전체 B형간염 환자 대비 내성 발생률이 미미해 당장 임상 가이드라인을 바꿀 필요는 없다"면서 "유전자 변이 4개가 테노포비르 내성과 관련 있었고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암 치료 트렌드 변화…비용 대비 혜택도 고려해야

    표적항암제 다음으로 트렌드를 이끄는 면역관문억제제도 5번째 약물이 FDA 허가를 받고 임상 결과가 계속 나오면서 화제를 모았다.

    현재 시장에 나온 면역관문억제제는 MSD의 키트루다, BMS의 옵디보, 로슈의 티센트릭, 화이자의 바벤시오,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 등이다.

    특히 키트루다는 FDA가 최초로 종양의 위치와 무관하게 종양 바이오마커에 근거해 사용하도록 허가해 화제를 모았다. 새 적응증은 MSI-H나 dMMR 바이오마커를 가진 절제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고형암이다.

    국가항암신약개발사업단 박영환 단장은 "암 치료는 점점 세분화되고 있어 10년 내 치료 시퀀스는 완전히 바뀔 것"이라면서 "전 세계 연구자들이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표적치료제는 내성 발생 위험이 있지만 면역치료제는 현재까지 이론적으로 내성 없이 체내 면역체계를 신장시키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한국에서도 이러한 면역항암제가 개발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이런 새로운 항암제가 한 달에 1000만 원에 달하는 고가 약물이라는 점에서 급여화 부분이 지속해서 문제 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고민으로 고가 항암제 시대에 항암제 치료를 받는 환자가 겪는 금전적 부담 문제를 항암제의 물리적 독성에 비유해 재정 독성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지난달 열린 제62회 암정복포럼에서는 이미 1인당 국민 소득을 고려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살 수 없는 수준으로 세계 경제가 항암제 비용을 지급할 수 없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이러한 고가 항암제가 비용 대비 얼마나 혜택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암정복추진기획단 김흥태 단장(국립암센터 폐암센터)은 "종양 전문의가 약간의 혜택만 있고 고비용인 치료를 중단하는 등 제공되는 치료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환자와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약가는 환자가 얻는 편익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만큼 약가 책정 과정에서 가치 측정 결과도 반영해야 한다"면서 "환자의 삶의 질과 투약 효과를 반영한 약가 책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