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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생활방역이 필요한 이유...감염자 80% 경증, 사망자 하루 2~3명에 불과"

    한동운 예방의학과 교수 "독감 등 하루 평균 800명씩 사망하는 다른 사망원인에도 관심가져야"

    기사입력시간 2020-05-11 08:07
    최종업데이트 2020-05-11 08:07

    한양의대 예방의학교실 한동운 교수(한양대 보건의료연구소장)는 코로나19와 관련해 해외에서 유입되는 확진자만 막는 수준으로 적극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는 밝혔다. 사진=한양대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훨씬 더 빨리 생활방역 형태로 전환됐어야 한다. 지금도 일상적인 생활에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한양의대 예방의학교실 한동운 교수(한양대 보건의료연구소장)는 지난 6일 국내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하루 빨리 지나친 사회적, 경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한 교수는 처음부터 경제적 타격 없이 방역체계를 설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번쯤 코로나19에 대한 생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다.” 한 교수가 강조한 것은 통계의 오류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국내 하루 평균 사망자 수는 800명 정도다. 여기에 지난 3개월 동안 코로나19 사망자 수인 250여명을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2~3명 수준, 이는 늘 발생해 왔던 사망자 숫자의 오차범위 내외 정도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한동운 교수는 "한국의 의료전문가를 비롯한 세계적인 감염병 전문가들도 코로나19 분모(전체 확진자수)를 알 수 없다는 게 공통적인 견해다"라며 "사망자도 코로나19 이외 늘 사망하는 800명에 대해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 이상 정확한 사망자 수도 알 수 없다"고 입을 열었다.
     
    즉 코로나19 치사율을 결정하는 전체 확진자와 사망자를 정확히 추계할 수 없으니 치사율도 정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한 교수는 정확한 계산은 어렵지만 아마 코로나19 치사율은 지금보다 더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증상을 가볍게 앓았거나 무증상으로 병이 지나간 확진자가 더 많을 수 있고 임상적으로도 경증환자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한동운 교수는 "이번 코로나19 자체가 심각한 사태가 아니라는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상황을 직시할 필요는 있다"며 "현재 질본 통계는 사태의 일각을 보여주는 미니멈 자료다. 아마 분모가 더 커지면 치사율은 더 줄어들 것이고 감염자의 80% 이상이 치료가 필요 없는 경증이라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사망하는 사례도 있으나 대다수는 보존치료와 알려진 약물치료 등으로 인해 회복된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다"며 "국내 의료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치사율이 이렇게 낮은 질병으로 인해 사망자가 다수 나온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전했다.
     
    이미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서 퍼질 만큼 퍼졌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한 교수는 "1월 말 추석 전후로 중국인들이 엄청나게 입국했었다"며 "이미 그 때 다수 확진자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이 하루에 20명만 접촉한다고 해도 제곱으로 퍼지게 된다”며 “이 때문에 일주일에서 길게 잡아도 한달 안에 국내에 이미 바이러스가 대부분 전파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생활방역으로 더 적극적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게 한동운 교수의 지론이다. 그는 "이미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 경제적 타격을 받지 않는 선에서 대안을 찾아야 된다"며 "강력한 전파력으로 이미 대부분이 감염됐고 치사율이 생각보다 낮다면 더 적극적으로 일상으로 돌아가는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확진자만 막는 수준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가장 큰 이슈인 학교 개학 여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한동운 교수는 "싱가포르가 개학 이후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그러나 싱가포르 확진 대부분은 외국인 노동자들로부터 기인했다"며 "개학 이후 대면 교육이 이뤄지더라도 생활방역 수칙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한 교수는 더 이상 코로나19 사태에 의학적 관점 이외 견해가 개입돼선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치사율에 비해 지나치게 공포심을 유발한 측면이 있다. 즉 알지 못하는 질병에 대해 막연한 공포심을 가진 것이다. 한동운 교수는 “2018년 미국에서 인플루엔자(독감)으로 6만 5000명이 사망했지만 이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감은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NIH)는 2019년부터 2020년에 독감으로 미국인 14만명이 병원에 입원 중이며 1500만명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한국은 코로나19 이외 독감, 미세먼지 등에 의한 피해는 공론화되지 않고 있다. 하루 평균 2명이 죽는 코로나19엔 광분하고 늘상 하루 800명씩 죽는 이유에 대해선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선거도 있었고 총선 전과 후에 분명히 코로나19가 정치적으로 이용된 부분도 있었다"며 "의학적 견해와 임상 소견들을 바탕으로 문제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앞으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