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서비스경험조사'는 환자가 직접 체감하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진단해 '사람 중심의 보건의료'를 강조하는 국제사회와의 비교를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로 제출되는 국가승인통계다.
OECD는 환자를 존중하고 개인의 선호 및 요구에 상응하는 진료가 제공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보건의료의 질 지표' 통계세트를 구성하고 2년마다 36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자료를 요청해오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전국 일반 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원 약 1만3000명을 대상으로 2018년 8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함께 면접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분석했다.
결과를 보면 지난 1년 동안 진료를 위해 병의원(한방, 치과 포함)을 방문한 1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외래 62.7%, 입원 3.7%로 나타났다.
나이가 많을수록 외래서비스 이용률이 높아져 ‘60세 이상’ 인구 10명 중 8명이 외래진료를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지역별로는 상대적으로 노인인구의 비중이 높은 읍․면 지역의 외래진료 비율(69.3%)이 동 지역(61.3%) 보다 높게 집계됐다.
'보건의료의 질'을 평가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담당의사의 태도 및 서비스에 대해 외래 환자의 82.0%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세부적으로는 의사가 '예의를 갖추어 대함' 83.8%, '받게 될 치료의 효과 및 부작용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함' 82.9%, '검사나 치료방법 결정 시 내 의견을 반영함' 82.3%, ‘질문이나 관심사를 말할 수 있도록 배려함’ 81.3% 등으로 나타났다.
'의사와의 대화가 충분'했다고 느낀 비중은 80.7%로 비교적 낮은 반면 '진료결과에 만족'하는 응답자는 86.7%로 가장 높았다.
담당 간호사의 태도 및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비율은 83.9%로 의사에 비해 다소 높았다. 항목별로는 ‘예의를 갖추어 대했다’ 84.5%, ‘진료절차 등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가 83.3%로 집계됐다.
외래 진료를 위해 이용한 의료기관에서의 전반적 경험을 보면 진료 전 의료진의 신분 확인이 이뤄진 비율은 88.4%로 나타나 10건 중 1건은 사전에 환자 신분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래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동안 비상구, 소화기 등을 (의도적으로) 확인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2.1%였으며, 이 중 91.8%가 안전시설물을 쉽게 볼 수 있었다고 응답했다.
또한 '진료나 검사를 할 때 신체 노출 등으로 수치감이 들지 않도록 의료진이 배려함'은 83.3%, '연령, 병명 등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함'은 82.8%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한편 '접수, 수납 등 원내 행정부서 서비스’'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변한 비율은 81.7%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진료 당일, 접수 후 의료기관에서 대기한 시간은 평균 17.4분으로 병원(23.1분)이 의원(16.0분)보다 약 7분이 더 길었으며 의사의 실제 진료 시간은 평균 12.5분 정도 소요됐다.
외래는 당일 진료(83.0%)나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예약 진료(15.1%)가 이루어져, 의료접근성이 높고 대기 환자 비율은 거의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서비스 이용 환자의 입원 경로를 보면 예약한 날짜에 입원(39.0%) 이외에 '외래 진료 후 당일 입원(33.1%)'과 '응급실을 통해 바로 입원(19.6%)'한 경우가 많았다.
해당 질병의 치료를 위해 입원하기 전 다른 의료기관을 이용한 경우는 27.6%로 이 중 60.4%는 의원급에서, 46.1%는 병원급에서 먼저 진료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입원 당시와 퇴원 시점의 이용 병실을 비교해 보면, 입·퇴원 병실이 다른 경우는 11.6%이며, 이 중 1~3인 병실로 먼저 입원한 후 4인 이상의 다인 병실로 이동한 경우가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입원 경험자를 대상으로 질문한 결과 비상구, 소화기 위치 등 의료기관 내 안전시설을 확인한 사람은 25.3%로 외래환자(12.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또한 입원 경험자의 절반 이상인 58.4%가 밤에 방문객 소음, 텔레비전 등으로 인해 불쾌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환자의 안전 관리와 관련하여,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경우는 6.4%이며, ‘약에 대한 부작용’을 경험한 비율은 6.2%로 나타났다.
입원 중 본인이 침대에서 떨어지거나 다른 환자의 낙상을 목격한 경우는 9.2%로, ‘17년 조사결과(3.9%)보다 다소 높았다.
입원 시 경험한 의사 서비스에 대해서는 '예의를 갖추어 대함' 82.9%, '받게 될 치료의 효과 및 부작용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함' 78.9%, '질문이나 관심사를 말할 수 있도록 배려함' 82.4%, '검사나 치료방법 결정 시 내 의견을 반영함'이 80.4%로 나타나 외래서비스에 비해 전반적으로 긍정적 비율이 낮았다.
특히 '환자가 원할 때 의사의 적절한 응대'를 받았다는 비율은 77.7%에 그쳐 항목 중 가장 낮은 만족 비율을 보였다.
간호사의 경우도 입원 환자가 체감한 긍정적 경험 비율이 외래 진료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예의를 갖추어 대함'이 79.1%, '진료절차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함'이 76.9%이었고, '긴급 연락(콜)을 했을 경우, 바로 응대를 받았다'는 비율도 76.9%에 머물렀다.
지난 1년 동안 입원을 경험한 응답자 중 기다리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날짜에 바로 입원한 경우는 88.5%이며, 입원 경험자의 평균 입원 일수는 9.4일로 나타났다.
입원을 위해 기다린 응답자의 대기 기간은 희망하는 날로부터 평균 14.0일이었다. 대기 사유는 '수술 일정 때문'이 47.8%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입원 병상이 없어서' 31.2%, '특정 전문의사의 처치를 받기 위해' 1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1년 간 입원 서비스를 받은 환자 중 간병을 위해 개인 간병인을 고용한 경우는 7.9%로 고용기간은 평균 7.3일이며 일평균 9만3203원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호·간병서비스 병동을 이용한 비율은 10.4%로 집계됐다. 간병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간호·간병 병동 이용자가 87.3%로 개인 간병인을 고용한 만족 비율(76.5%) 보다 10.8%p 높았다.
개인 간병인을 고용한 입원 경험자의 서비스 불만족 사유(복수응답)는 '비싼 간병비(45.8%)'와 '간병인을 구하기 어려움(27.1%)', '간병서비스가 서투름(4.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에 대해 국민의 63.1%가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 10명 중 7명은 대형병원 환자 몰림 방지(75.2%), 의료취약지역의 지원 강화(74.9%), 공공의료기관 확대(73.2%) 등 각 부문별 보건의료제도의 변화 필요성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보건의료제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39.1%이었다. 다양한 정책 중 '치매국가책임제'는 47.6%, '진료비 확인 제도'는 42.8%가 잘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 관련 소식을 접하는 경로(복수응답)는 텔레비전(66.4%), 가족, 친구 등 지인(56.7%), 인터넷(34.1%) 등의 순이었다.
이번에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의료서비스경험조사'는 크게 '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경험'과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국민의 인식'으로 구성됐다.
복지부는 "환자의 경험은 국가 의료체계 및 의료기관의 수준, 의료인과의 대면 진료의 질 등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산출되는 성과물이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와 의료서비스의 현주소를 국민의 눈으로 살펴보고 이용자의 관점에서 ‘의료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 모색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서경숙 정책통계담당관은 "향후에는 만성질환 등 특정 영역에 대한 심층 조사를 실시하여 통계 결과의 활용성을 높여 나갈 뿐만 아니라 OECD 등 국제사회의 흐름에도 적극 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