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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지는 mRNA 백신 특허 분쟁…GSK, 화이자·바이오엔텍 이어 모더나에 소송 제기

    "GSK 특허 발명이 스파이크박스 제품군 포함한 모더나 mRNA 백신 포트폴리오의 토대 제공"

    기사입력시간 2024-10-18 07:08
    최종업데이트 2024-10-18 07:08

    사진: 게티이미지뱅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mRNA 백신 기술을 두고 다국적 제약회사 간 특허 공방이 치열하다. 모더나(Moderna)가 화이자(Pfizer) 및 바이오엔텍(BioNTech)과 코로나19 백신을 둘러싸고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GSK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가세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K는 최근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인 스파이크박스(Spikevax)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인 엠레스비아(mResvia)에 자사의 보호된 mRNA 기술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2건 제기했다.

    GSK는 모더나가 지질 mRNA 백신 제제 기술이 GSK 특허의 하나 이상을 직접 침해하며, 적극적으로 침해를 유도하고, 계속해서 침해하고 있다며 해당 침해 혐의에 대한 손해배상금과 의무적으로 지속적인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GSK는 소장에서 "GSK의 특허 발명은 스파이크박스 제품군을 포함한 모더나 mRNA 백신 포트폴리오의 토대를 제공한다"면서 "모더나는 GSK의 소송 중인 특허를 침해해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거뒀고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고도 계속 이익을 얻고 있다. GSK는 모더나의 특허 침해 mRNA 백신 판매에 대한 정당한 로열티를 회수하기 위해 이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GSK 바이오로지컬스(GSK Biologicals) 크리스티안 맨들(Christian Mandl) 박사팀은 바이러스 면역원을 코딩하는 지질과 mRNA 분자로 구성된 제형을 발견했고, 2010년 제출한 특허 출원서에서 현재 소송 중인 특허에 청구된 발명을 설명했다.

    GSK는 "이 기술은 다른 접근 방식에 비해 광범위한 면역원을 코딩하는 mRNA를 공식화하고 투여하는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면서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는 2021년 맨들 팀의 전달 플랫폼과 제조 시스템의 일부 변형을 사용하는 매우 많은 mRNA 회사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또한 "맨들 팀의 발명은 기존 백신 기술에 비해 새로운 백신 후보를 빠르게 만들고 테스트할 수 있다. 실제로 2013년 중국에서 인플루엔자가 유행했을 때 맨들 팀은 단 8일 만에 '염기서열이 확보되는 순간 실시간으로' 새로운 mRNA 백신 후보를 만들었다. 네이처는 이 성과를 백신 개발의 '현재 속도 기록'으로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GSK는 "모더나는 자사의 오리지널 스파이크박스 백신을 생산한 속도를 거듭 강조해왔으며, 이후 새로운 바이러스 변종에 대응할 수 있도록 백신을 수정하는데 성공했다"면서 "하지만 이를 위해 맨들 팀의 혁신적인 플랫폼을 어떻게 적용했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스파이크박스는 2022년 180억 달러 이상 매출을 기록했고, 2023년에도 약 67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모더나의 두 번째 호흡기 파이프라인인 엠레스비아 역시 소송 대상으로 지목됐다. 엠레스비아는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60세 이상 성인에게 접종하는 백신으로 승인 받았고, 2024/2025 RSV 시즌 출시 계획이다.

    GSK는 4월 이미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을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제기했다. 두 기업이 맨들 팀의 연구를 의도적으로 이용해 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Comirnaty)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바이오엔텍은 특허 출원에서 맨들 팀의 연구를 인용했고 화이자도 최소한 한 번의 프레젠테이션에서 맨들 팀 연구를 언급했는데, 그럼에도 백신을 상용화하기 전이나 후에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GSK를 제외한 모더나와 화이자·바이오엔텍 간에도 특허 소송이 진행 중이다.

    모더나는 2022년 8월 미국 매사추세츠 지방법원과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에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을 상대로 코미나티가 자사의 mRNA 기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쟁점이 된 핵심 기술은 지질 나노입자(LNP)로 둘러싸인 전장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코딩하는 접근 방식과 백신의 mRNA 분자에 대한 특정 화학적 변형 두 가지다.

    당시 모더나는 "처음에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은 모더나의 접근 방식을 따르지 않은 백신 후보 4개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러나 두 기업은 궁극적으로 스파이크박스와 동일한 mRNA 화학적 변형을 가진 백신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모더나는 2010년 이 화학적 변형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2015년 처음으로 인체 실험으로 이를 검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이 코로나바이러스의 LNP 제형에서 전장 스파이크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자산의 접근 방식을 모방했다"면서 모더나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발생하기 몇 년 전부터 이 접근법을 연구해왔다고 주장했다.

    1년 뒤인 2023년 8월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은 미국 특허청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모더나의 특허 청구 무효화를 요청하며 반격에 나섰다. 해당 특허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것이다.

    두 기업은 모더나의 특허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한데다 우선권 주장일인 2015년 이전에 존재했던 지식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세포에 mRNA를 주입해 단백질을 생산하고 이 과정을 활용해 면역력을 강화하는 백신을 생산하는 기술은 이미 1990년대 초 과학 문헌에서 입증되고 문서화됐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모더나가 베타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또는 그 서브유닛을 코딩하는 모든 mRNA 서열과 전달을 위한 지질 기반 제형에 대한 특허를 주장하는 것은 mRNA 기술의 모든 분야를 통합하려는 시도라 주장했다.

    올해 4월 매사추세츠 지방법원은 특허심판항소위원회 검토가 있을 때까지 코미타티와 관련된 특허 침해 혐의에 대한 모더나의 소송을 보류해달라는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만약 위원회가 모더나의 특허 청구 두 가지를 취소하는 판결을 내리면 해당 청구와 관련해 침해 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없다. 대신 특허 청구를 유지한다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은 무효 주장을 제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