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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칠 전공의 없다" 교수들 망연자실…정부, 기피과 개선한다 했지만 '과목·지역 양극화' 더 뚜렷

    빅5병원 피부과 전공의 경쟁률 3:1 육박…산부인과는 대형병원도 0명 속출

    기사입력시간 2024-12-11 07:44
    최종업데이트 2024-12-11 07:4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지역필수의료 기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추진한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의료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 결과, 3594명 중 단 314명이 지원하면서 지원율이 8.7%에 그쳤다. 

    이처럼 지원율은 8% 남짓이지만, 실제 전공의 충원율은 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수련병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공의 모집에 참여한 소수 지원자들 마저 대형병원 인기과에 쏠리면서 대다수 과들은 지원자 0명이 속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빅5병원 피부과 전공의 경쟁률은 대부분 약 3:1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수도권 수련병원 의대 교수는 "전공의 지원율은 8.7%지만 지원 전공의 다수가 피부과 등 특정 인기과에 몰리면서 경쟁이 생겼고 실제 전국 단위 수련병원 전공의 충원 비율은 3~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인기과는 여전히 강세를 보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 정책 이후 기피과의 사정은 더 악화됐다. 산부인과의 경우 빅5 등 주요 대형 수련병원들 사이에서도 '지원자 0명'이 속출한 것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 김영태 이사장은 "전반적인 산부인과 지원 현황은 취합 중이지만 대부분 병원에서 0명 지원이 많은 것으로 안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지원자도 0명"이라며 "산부인과 분야는 오히려 (정부의 의료개혁 발표 이후) 더 어렵게 돌아가고 있다. 정부가 대힌민국 필수의료를 파탄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기과 중 전공의 충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과들도 많다. 대한영상의학회 관계자는 "이번엔 영상의학과도 전공의 지원자가 거의 없다. 학회차원에선 전공의들이 뿔뿔이 흩어져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아 오히려 아이러니하지만 다행이라는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지방 수련병원들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계명대동산병원은 57명 정원에 0명이 지원했고 경북대병원은 86명 정원에 4명 지원, 충남대병원은 72명 정원에 단 3명이 지원했다. 

    또한 영남대병원은 60명 정원에 1명 지원, 부산대병원도 75명 정원에 1명이 지원하면서 사실상 제대로 된 전공의 수련이 어려운 상태다. 

    고려의대 교수의회 조윤정 의장은 "(대통령 계엄 선언과 전공의 처단 발언 등으로 인해) 사직한 전공의들의 복귀 가능성은 0에 수렴하게 됐다. 학생들도 내년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마음"이라며 "의대에선 의학을 가르칠 학생도, 의술을 전수할 전공의도 사라졌다. 가르칠 이가 없는데 더 이상 우리가 교수라는 직함을 갖고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