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 여파로 국내 최고 병원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아산병원이 전공의 모집에 고배를 마셨다.
서울아산병원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소위 '빅5' 병원으로 불린다. 병상수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진료 수준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수준이라 젊은 의사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대표적인 병원으로 꼽힌다.
9일 복수의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레지던트(전공의) 모집에서 서울아산병원에 지원한 이들은 4~5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번에 24개 전문과목에서 총 115명의 전공의를 선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실제 지원자 수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 124명 모집(모자병원 포함)에 154명이 몰렸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는 사실상 지원자가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다른 대학병원들 역시 지원자가 한 자릿수에 그치는 등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번 모집을 앞두고 일각에선 인기과를 중심으로 일부 지원자들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젊은 의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의료계에선 의정 갈등이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에 더해, 최근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에 전공의가 ‘처단’ 대상으로 지목되는 일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국 수련병원들은 지난 4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전공의 모집을 진행했는데, 모집 시작을 불과 하루 앞두고 비상계엄이 선포되면서 처단 대상으로 지목된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올해 전공의 모집은 사실상 전멸”이라며 “그럼에도 계엄과 탄핵 문제로 인해 의료붕괴 상황에 대해선 아무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