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역사적인 8월 14일, 우리의 투쟁은 이제 시작됐습니다.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태도의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욱 강하고 견고해질 것이며 또한 우리의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13만 회원의 흔들림 없는 의지를 담아 정부에 다시 한 번 ‘4대악 의료정책’ 철폐를 촉구합니다.”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대로에서 열린 ‘4대악 의료정책(▲한방첩약 급여화 ▲의대정원 증원 ▲공공의대 신설 ▲원격의료 추진)’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 궐기대회 대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정부는 의료계에 대해 앞에서는 ‘덕분에’라며, 그야말로 겉치레에 불과한 캠페인으로 고마워하는 척 하고 뒤에서는 이러한 국가적 위기상태를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4대악 의료정책’을 기습적으로 쏟아냈다. 어떠한 논의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질주해 왔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해 지난 8월 1일 ‘의료 4대악 정책’의 즉각 철폐를 포함한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라며 “12일 정오까지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오늘 총파업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하게 밝혔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12일 당일만 해도 보건복지부는 오전에 보도자료를 통해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제안함으로써 마치 의료계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처럼 연출했다"라며 "그러다가 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의대정원 확대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거듭 못을 박았다. 의료계에 모든 책임을 돌리려는 얄팍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13만 의사들은 이처럼 의료계의 등에 칼을 꽂는 정부의 독선에 좌절했고, 더 이상 좌절만 하고 있을 수 없기에 분노했다. 그 분노의 불길은 삽시간에 전 의료계로 번졌다”라며 “결국 진료실 문을 닫고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선택에 의료계 각 지역, 직역 의사 회원들이 잇달아 성명을 내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의 의지를 보였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일주일전 7일에는 바로 이 자리에서 ‘2020 젊은 의사 단체행동’이 열려 앞으로 대한민국 의료의 주역이 될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정부의 일방적 보건의료정책의 객체가 되기를 거부하는 함성을 단호하고 당당하게 들려줬다”라며 “오늘도 다시 이 자리에 나와 있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을 보며 선배의사로서, 의협회장으로서 고맙고 미안한 마음 감출 수가 없다. 비통하고 억울한 마음 감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국 의사 총파업의 최종적인 책임자는 바로 저 최대집이다. 이는 13만 회원들과 저와의 약속이다”라며 “개원의, 봉직의, 교수, 전임의, 전공의 등 모든 회원들이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고 전문가로서 정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모든 책임지겠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이제 더 이상 '기득권'이라는 낡은 프레임에 갖혀 합리적이고 정당한 의료계의 주장이 좌초돼선 안 된다. 반복되는 패배에 길들여져서는 안 된다. 이번 투쟁은 반드시 '이기는 투쟁'이 돼야 한다라며 "우리가 하나가 되어 전진한다면 반드시 해낼 수 있다.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동료와 친구, 13만이 모두 손을 맞잡고 한번 해보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