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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5대5 무승부로 장기화 국면…2027년까지 이어질까

    모녀 3월 정기주총 이어 승부수 뒀지만 정관 변경 역부족…내년 정기주총 분수령 되나?

    기사입력시간 2024-11-30 08:39
    최종업데이트 2024-11-30 08:39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내년 주주총회까지 지속될 예정이며, 2027년 주주총회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사이언스 표 대결 2차전 진행했지만 5대5 '무승부'

    한미사이언스 3자 연합(신동국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은 28일 진행된 임시주주총회 2차 표 대결에서 이사회 구성 변화를 시도했으나 신 회장의 이사회 진입으로 무승부에 그쳤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 1층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 최대 정원을 10에서 11명으로 늘리는 1호 의안을 부결했다. 정관변경 안건은 주총에 출석한 의결권 있는 주주 3분의 2(66.7%) 이상 찬성이 필요한데, 해당 안건에 대한 찬성표는 57.89%로 집계됐다. 과반은 넘었지만, 변경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2호 의안 중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은 57.86%의 찬성을 받아 가결됐다. 임기는 3년이다. 2-1호 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2-2호 의안인 임주현 사내이사 선임은 자동 폐기됐다. 1호 의안 부결로 이사회 남은 자리는 1석만 남았기 때문이다.

    3호 의안인 자본준비금 감액은 원안대로 가결했다. 자본준비금 중 주식발행 초과금에서 1000억원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임종훈 대표는 임시주총 이후 "이사회가 동수로 재편됐지만 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회사 발전을 이끌겠다. 12월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주총도 잘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3자 연합 이사회 장악 실패는 예견된 결과? 우호 지분 확보했지만 정관 변경 역부족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관 변경을 위해서는 주총 참석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해야 하는데, 3자 연합이 확보한 우호지분율은 이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의 중립 결정이 이 같은 결과를 짐작하게 했다. 국민연금은 9월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 주식 6.02%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시주총의 캐스팅 보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고, 1호, 2호 의안에 중립을 선언했다. 중립 선언에 따라 국민연금이 보유한 의결권은 나머지 주주의 찬반 비율에 맞춰 나뉘어 행사된다.

    이에 소액주주 표가 정관 변경을 위한 핵심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들이 단일대오로 3자 연합을 지지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승리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지난 정기주총에서도 표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OCI그룹과 그룹 합병을 계획했으나 신 회장과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지 못해 그룹합병은 무산됐다. 이후 신 회장과 3자 연합을 구성해 형제 측과 대립하고 있지만, 이사회 장악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앞으로 있을 표 대결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상속세 해결 등으로 보유 주식을 계속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들의 주식은 우호 세력에 넘어갔지만, 이들이 계속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측을 지지할지 주목된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장기화 예상…이르면 내년 3월 늦으면 2027년까지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기타비상무이사 3인, 사외이사 4인, 총 10인으로 구성한다. 3자 연합 측 이사진으로는 송영숙 사내이사,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가 있다. 형제 측은 임종윤·임종훈 사내이사와 권규찬·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다.

    3자 연합 측과 형제 측의 이사진이 5대5로 구성됨에 따라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년 3월 정기주총이 주목된다. 3자 연합 측 이사진 3인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해당 자리를 장악하기 위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송 사내이사의 임기는 그다음 해 만료된다.

    업계에서는 형제 측 이사 임기 만료되는 2027년 3월까지 경영권 분쟁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석이 된 자리를 3자 연합 측이 채울 경우 5대5 이사회 구성을 유지할 수 있다. 3자 연합은 현재 친인척 등 다양한 우호 지분율을 확보한 만큼 3자 연합 측의 승리가 예상된다. 하지만 내년 3월 형제 측이 표 대결에서 승리할 경우 이사회 장악할 수 있다.
     

    내달 19일 한미약품 임시주총,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누가 결정하나?

    한미사이언스 자회사 한미약품은 12월 19일 임시주총을 개최한다. 임시주총 안건으로는 ▲이사 2인 해임 ▲이사 2인 선임 등이 있다.

    이는 형제 측이 제안한 안건으로 박재현 사내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를 해임하고,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를 선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3자 연합과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인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41.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의결권이 어디에 행사될지가 중요하다.

    형제 측은 이사회 결의 없이 대표이사가 단독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형제 측은 다른 지주사의 의결권 행사 사례를 예로 들었다.

    반면 3자 연합은 이사회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미약품 이사회에는 3자 연합 측 이사진이 7명, 형제 측 이사진이 3명으로 이사회 영향력은 3자 연합이 더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