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보건복지부가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서울대병원 113명 인턴 정원 감축 처분에 대해 조만간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병원 현장의 어려움을 고려해 정원 감축을 내후년 이후로 연기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쏠리지만 현실화될 경우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9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 결과, 복지부는 전날(8일) 열린 수련환경평가위원회 회의에서 코로나19 상황 등을 이유로 서울대병원 인턴 정원 감축을 2023년 이후로 연기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와 수평위는 앞서 113명의 인턴이 필수교과를 미이수한 것으로 드러난 서울대병원에 대해 추가수련, 과태료 등과 함께 인턴 정원 감축 행정처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복지부가 인턴 정원 감축이 예정된 2022년이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실제 처분 이행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었다. [관련기사=서울대병원 '113명' 인턴 정원 감축안, 이번주 중 윤곽 나올까]
이처럼 복지부의 장고가 길어지자 일각에서는 절충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많았다. 현실적으로 113명을 일시에 감축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만큼 다년 간의 걸친 감축을 통해 서울대병원이 받을 충격파를 줄이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단 것이었다. 실제로 113명 정원을 3년에 걸쳐 30%가량씩 감축하는 대안도 수평위 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복지부는 예상을 깨고 유예 카드를 꺼내들었다. 여전히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00~2000명을 넘나드는데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향후 확진자 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인턴 정원을 줄이는 데 대한 부담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최근 병상확보 행정명령이 내려진 수도권 상급종합병원들에서는 병상을 확보해도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복지부의 유예 제안에 대해 수평위 위원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며 이날 수평위 회의는 예상보다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위원들 대부분은 현재 상황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아무런 조치 없이 행정처분을 유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에 있었던 동일 사례와 다른 처분을 내릴 경우 공정성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데다 수평위의 기존 결정을 번복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2018년 인턴 9명이 필수과목을 미이수 한 것이 확인돼 인턴 정원 9명 감축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 밖에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사그러들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행정처분이 기약없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공은 행정처분에 대한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진 복지부로 넘어가게 됐다. 복지부가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감축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썬 유예 입장을 고수할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