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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의학회 "AI로 의사 업무는 더 늘어…판독 보상은 복지부 아닌 산업부가 적합할 수도”

    AI 판독 보상 자체는 찬성, 재원 어디서 끌어올지는 고민해야…문케어 폐기 입장도 긍정적

    기사입력시간 2022-09-20 15:35
    최종업데이트 2022-09-20 15:35

    20일 AOCR 2022 & KCR 2022(아시안오세아니안영상의학회&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영상의학회가 인공지능(AI) 영상 판독 보상 재정을 보건복지부가 아닌 타 부처가 지불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AI를 통해 의사 업무가 오히려 증가한데 다 산업 진흥 차원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학회는 윤석열 정부의 '문재인케어' 폐기 정책에 대해 찬성하고 필수의료 강화 대책에 대해선 영상의학과 논의에서 배제돼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한영상의학회는 20일 AOCR 2022 & KCR 2022(아시안오세아니안영상의학회&대한영상의학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AI 영상판독, 세부 분류 따라 가산료 형태가 적절…필수의료에 영상의학과도 포함돼야

    우선 영상의학회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AI) 영상 판독 수가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세부적인 의료기술 분류에 따라 행위 가산료 형태로 보상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학회는 보상 재정은 복지부가 아닌 산업자원부가 부담할 수도 있다고 봤다. 

    최 보험이사는 "최근 AI 영상의학 분야 의료행위 등재와 급여 여부가 이슈다. 관련해서 지난주에도 회의가 있었다"며 "일괄적인 등재보단 세부 범주를 나눠 사람 이외 AI로부터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새로운 의료행위로 등재하고 흉부 X-ray 판독 등 사람을 옆에서 단순히 돕는 행위는 새로운 의료행위 등재보단 가산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아직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단계는 멀었고 단기간엔 도달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사람을 보조하는 수준에 그치며 이마저도 의사의 업무를 줄여주는 것이 아니라 가짜 병변도 많이 표시하기 때문에 판독 시간이 오히려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사 업무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보상 재정을 기존 영상 판독 파이에서 떼어내서 AI로 준다면 문제가 생긴다"며 "AI 판독 보상 자체는 찬성이지만 재원을 어디서 끌어올지는 고민해야 한다. 건보 재정이 될 수도 있지만 산업과 수출 증진 차원에서 산업자원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필수의료 강화 정책에 영상의학과가 전면 배제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과목별 접근이 아닌 전체 과를 대상으로 세부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성일 의무이사는 "필수의료에 대한 정의 자체가 모호하다. 현재 필수의료 논의가 내외산소 등 일부 과에 국한돼 있지만 현대의료는 다학제적 진료가 필요하다. 필수의료 과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과 안에서도 필수의료인 영역이 있고 아닌 영역이 있는 것"이라며 "과별 접근이 아닌 영역별 세부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의무이사는 "영상의학과는 환자 진료를 하진 않지만 진단과 치료 합병증 차원에서 종합적인 치료에 참여한다. 필수의료에 필요한 근간의 역할이 상당하지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필수의료 논의에 빠져 잇는 부분은 아쉽다. 영상의학과가 필수의료 대책 논의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피되는 필수의료 분야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공공정책수가를 도입하고, 선택과 집중 투자를 통한 과가만 건강보험 지출개혁을 통해 필수의료 보장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문케어 폐기 수순…방향성 공감하지만 후속 조치는 정부 몫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9일 새정부 업무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사실상 겅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케어 폐기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 업무보고 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건강보험 지출개혁을 통해 필수의료 보장성을 확대하는 한편, 과잉의료를 야기했던 초음파·MRI 등 급여화 항목은 철저한 재평가를 예고했다. 

    영상의학회도 원래 문케어에 대해 긍정적 입장은 아니었다. 초음파·MRI 등 초음파 검사 급여화가 급격히 이뤄지면서 가수요가 폭발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문케어로 인한 재정적 부담은 꾸준히 증가했다.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연속 흑자였지만 문케어가 본격화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감사원이 8월말 발표한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건보 적립금은 2029년 완전히 소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예상 누적적자액은 2040년 678조원, 2060년엔 576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준일 보험이사는 "학회는 문케어 특히 MRI와 초음파 급여화로 인해 의료수요가 폭발하고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문케어를 하더라도 급여범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며 "문케어 와중에도 과도한 검사가 이뤄지거나 장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을 막도록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선 단기간에 정책이 자주 바뀌면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너무 빨랐던 속도에 브레이크를 건 것에 대해선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학회는 정책 변화에 따른 적절한 사후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최 보험이사는 "현 정부 정책 방향에 공감하지만 문제는 소위 '줬다 뺐는' 급여 범위 축소 현상이 연출되면 현장에선 환자의 의료진의 마찰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이는 환자를 직접 마주해야 하는 의료진 입장에선 매우 큰 부담이다. 정책을 바꿀 순 있지만 이에 따른 충분한 홍보가 필요하다. 설명이 부족해 현장의 혼선이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