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불과 6년 전만 해도 회사 직원이 20명 정도였던 모더나는 지금 시가총액이 50조원 규모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메드트로닉 아태지역 총괄 사장을 지낸 벤처블릭 이희열 대표는 25일 의료기기산업 출입 전문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국내외 우수한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이 제2의 모더나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벤처블릭이 ‘슈퍼 인큐베이터(Super Incubator)’로 거듭난다는 내용의 비전 2.0을 발표했다.
벤처블릭은 글로벌 헬스케어 스타트업 육성 전문 기업이다. 메드트로닉, BMS, MSD, 바이엘 등 글로벌 기업에서 일해온 이희열 대표가 지난해 9월 설립했다. 싱가포르에 위치한 본사를 포함해 한국, 중국, 인도, 미국, 독일, 호주 등에 해외지사를 설립하고 총 3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다.
1400명 규모 글로벌 헬스케어 자문단이 핵심 자산…검증부터 앤젤투자까지
헬스케어 분야에서 30여년 간 몸담아 온 이 대표는 의료 분야 비전문가들이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에 섣불리 투자했다가 실패하는 사례들을 숱하게 봐왔다. 실제 메드테크 스타트업의 75%, 바이오테크 스타트업의 90%가 실패한다.
이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메디컬 커뮤니티’ 주도의 글로벌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벤처블릭을 설립했다. 현장의 니즈와 관련 규제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 세계 의료 전문가들을 유망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의 발굴, 투자, 육성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해서다.
벤처블릭이 자랑하는 자체 글로벌 헬스케어 자문단 ‘VB Adivisory Network’이 이 대표의 구상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인이다. 현재 전 세계 50여개국, 1400여명(국내 200명)이 의료검증, 상업적 분석, 자문, 가치 평가뿐 아니라 엔젤투자자로 벤처 생태계 구축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벤처블릭은 올해 말까지 자문단 규모를 3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이 대표는 1400여명 글로벌 자문위원들은 각 전문과별 현직 의사 등 현재 헬스케어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로서, 직접 지원을 받아 1대 1 인터뷰까지 거쳐 선발한 이들이라며 단순히 보여주기용 숫자가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벤처블릭은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작동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작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전 세계 600여개의 헬스케어 스타트업들로부터 지원을 받았고, 벤처블릭 내부 심의, 글로벌 자문단 세부 검증, 메디컬 커뮤니티 투자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2개의 기업이 투자 유치까지 성공했다.
초기 단계 메드테크 스타트업에 집중…"국내 스타트업들도 문 두드려 달라"
벤처블릭은 앞으로 슈퍼 인큐베이터로서 펀딩에서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들의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의 전 과정을 원스톱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초기 단계의 의료기기, 진단, 디지털헬스 등 메드테크 스타트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슈퍼인큐베이터 1호 스타트업으로는 4D 프린팅 캐스트를 개발한 싱가포르 기업 캐스토마이즈(Castomize)가 선정됐다. 벤처블릭은 해당 스타트업에 ▲투자 유치 지원 ▲IR 피칭 마케팅 ▲글로벌 의료 검증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상업화 전략 수립 ▲CDMO 파트너십 연계 (양산까지) ▲인허가 ▲세일즈 및 마케팅 ▲Buyout & Outreach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벤처블릭이 제품 수입 및 세일즈를 직접 담당할 예정이다.
벤처블릭은 9~10월 중 슈퍼 인큐베이터 시스템을 반영한 벤처 펀드(VB Super Fund) 조성에도 나선다. 펀드는 초기 메드테크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특히 국내 스타트업들이 벤처블릭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려줬으면 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그는 “국내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전 세계 1.5%에 불과하다. 국내 스타트업들의 좋은 기술을 초기부터 국제적으로 검증해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스타트업들도 제2의 모더나 신화를 얼마든지 실현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