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정다연 기자] 대한의사협회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는 지난 2일 청와대 앞에서 오는 9월 또는 10월 중에 전국의사총파업을 실시하고 건강보험 제도 거부 투쟁 계획을 밝혔다. 최대집 회장은 이날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의쟁투는 이날 정부에 의료개혁을 위한 6개 선결과제로 문재인케어의 전면적 정책변경, 진료수가 정상화, 한의사들의 의과영역 침탈행위 근절, 의료전달체계 확립,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미지급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금 24조5000억원 투입 등을 제시하고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3일 의쟁투 대정부 투쟁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을 박종혁 대변인과 일문일답을 통해 들어봤다.
- 최대집 회장의 단식 투쟁을 통해 정부에 요구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어제 청와대 앞에서 의쟁투가 제시한 15개 목표 중에 시급한 선결과제 여섯가지를 발표했다. 최대집 회장의 단식 투쟁을 통해 정부가 6개 선결과제를 전면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요구한다. 단식 철회 조건도 마찬가지다. 단식 투쟁의 또 다른 의미는 회원들과 국민들에게 그만큼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대화로 정부와 해결하는 방식에 한계를 느꼈다. 1년 간의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어떤 의지도 보여주지 않았다. 회원들과 국민들에게 의료개혁의 절실함을 알리는 작업의 첫 단계로 단식 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 건강보험 거부 투쟁 방식은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가.
현재 건강보험 제도로는 우리 사회 의료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다. 전문가 집단으로서, 건강보험 거부 투쟁을 통해 국민들에게 이러한 문제점을 알리려고 한다. 의협이 표준수가표를 만들어 제공하는 방법은 건강보험 거부 투쟁의 다양한 방식 중 하나다. 투쟁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를 거쳐 투쟁 방법을 정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건강보험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다는 것이다.
- 의사총파업에 회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전공의 선생님들과 병원 의사 선생님들의 참여에 대한 우려가 늘 나온다. 가장 좋은 방법은 압도적인 다수의 회원들이 투쟁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사총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회원들이 나만 참여하지 않는 것 아닌지 고민하게끔 투쟁 분위기를 만들 것이다. 과거에 성공적이었던 방법 등을 포함해 세부적인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 기존에 실패했던 전략을 답습하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이번 투쟁 전략에서 새로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소규모 투쟁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을 가지고 그대로 진행할 수 있지만 1만명이 넘게 참여하는 투쟁은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 큰 프레임과 기본적인 방향성은 기본적으로 마련된 상태다. 이 안에서 다양한 전략으로 투쟁을 할 계획이다. 회원들이 많이 참여하고 투쟁의 열기가 올라갈수록 준비하겠다. 집행부만의 생각이 아니라 수많은 회원들의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참여율에 따라 상황에 맞는 투쟁 방식을 활용할 계획이다.
- 회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의사 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의 마음 속에 의사로서 소명을 가지고 의료개혁을 이뤄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믿는다. 의협이 요구한 선결과제는 하루이틀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주 오래 전부터 반복되온 문제였다. 그동안 정부는 이를 방치해왔다. 그로 인한 피해와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간다. 의사들은 이를 알고 있기 때문에 저항의 뜻을 보여주려는 것이다.
일례로, 한방 문제와 관련해 의사들이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결코 밥그릇 때문이 아니다. 유방암 1기였던 환자가 한방 치료 이후에 4기가 되어 돌아왔다. 환자 스스로 선택한 일이었지만 의사로서 견딜 수 없었다. 내가 특별히 좋은 의사라서가 아니라 환자의 눈에 어린 회한을 본 이라면 누구라도 나와 같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검증되지 않은 한방 치료를 포함해 의료개혁은 결국 국민들을 위한 것이다. 전 회원분들이 의료개혁을 이뤄내는 데 동참해주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