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폭염’이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떨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거대한 산불도 일상적인 국제 뉴스가 됐다. 우리나라도 폭염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하고 있다. 정부도 최근 폭염 중대경보를 신설했다.
프랑스 공중보건청은 올해 6월 17일부터 7월 2일까지 폭염 발생지역에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이 평상시 예상보다 5764명 더 많았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열사병과 일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사망통계가 아니라, 폭염 기간에 관찰된 ‘초과 사망자 수’를 의미한다. 폭염이 직접적 원인인 사망 수치가 아니다. 같은 기간에 통계적으로 예상된 사망자 수는 1만 5910명이었는데, 실제 발생한 전체 사망자 수는 2만 1674명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초과 사망은 2만 1674명에서 1만 5910명을 뺀 숫자인 5764명으로 계산된 것이다. 예상치 대비 무려 36.2%의 증가세를 보였다. 프랑스가 지난 2003년에 발생한 최악의 폭염 사태 이후 폭염 감시체계를 강화한 이래 단일 폭염 기간에 관찰된 초과 사망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프랑스 본토 인구의 98.5%가 폭염 영향을 받았고, 적색 폭염경보는 인구의 약 77%에 발령됐다. 지역별 폭염 지속 기간은 평균 7.8일이었다. 2026년 6월 24일과 25일에는 프랑스 전국의 24시간 평균기온이 처음으로 30℃에 도달했고, 낮의 고온뿐 아니라 야간 최저기온도 높아 인체가 밤에 회복할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위협했다.
전체 초과 사망의 56%가 6월 25∼27일 사흘 동안 집중됐다. 일별 사망은 6월 22일부터 급격히 증가하여 6월 26일 정점에 이르렀다. 이는 최고기온 발생 직후 심혈관, 호흡기, 신장질환 등이 악화하는 폭염 사망의 전형적인 시간적 양상과 부합하는 것으로, 75세 이상이 전체 초과 사망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15세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초과 사망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특히 45∼64세의 상대적 증가율이 55.4%로 가장 높았다. 프랑스 공중보건청은 이를 이번 폭염의 강도와 지속 기간이 이례적이었다는 증거로 보고 있다.
일상이 된 ‘폭염’ WHO, 국제적 공중보건 재난 관점으로 대응체계 국제표준 권고
초과 사망률 계산은 유럽 28개 국가와 지역에서 사용하는 EuroMOMO 계열 통계모형을 일 단위로 변형해 적용한다. 이 모형은 최근 6년의 사망 자료를 토대로 장기적인 사망 추세, 계절적 변동, 연령구조, 지역별 차이, 평상시 일별 사망 변동, 폭염·한파·감염병 유행과 같은 비정상적 기간을 제외한다. 그 결과 폭염이 없었다면 이 기간에 약 1만 5910명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기준선을 계산하고, 실제 사망자 2만 1674명과의 차이를 초과 사망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번 자료는 사망진단서에 기록된 의학적 사인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주민등록과 사망신고 자료를 이용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통계다. 자료에는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신부전, 호흡기질환, 감염병, 사고 등 모든 사인이 포함된다. 온열질환 환자 5764명이 사망했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다.
하지만 폭염과 초과 사망의 시기적 일치, 전국적인 노출, 최고기온 직후 사망 집중, 고령층 중심의 증가를 고려하면, 상당 부분이 폭염과 관련됐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최종적인 열로 인한 직접적 사망은 사망원인 자료가 확정된 뒤 별도의 역학 모형으로 산출된다. 프랑스는 이미 2003년 폭염으로 약 1만 5000 명 규모의 초과 사망을 기록한 뒤, 국가적 폭염 계획, 기상경보, 고령자 연락 체계, 요양시설 냉방 공간 확보 등을 갖추게 됐다.
2003년 프랑스 폭염 사태 이후 유럽 대부분 국가가 폭염 대응체계인 HHAP(Heat Health Action Plan)을 구축했다. 이제 WHO도 폭염은 기상재난이 아니라 국제적 공중보건 재난이라는 관점으로 보면서 대응체계가 변화하고 있다. WHO는 이를 국제표준으로 권고한다. 가장 발전한 모델인 프랑스는 2003년 폭염 이후 대응체계를 완전히 바꾸었는데, 국가적 폭염 계획(Plan National Canicule)을 매년 6월부터 적용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폭염 경계(Veille saisonnière), 폭염 주의보(Avertissement chaleur), 폭염경보(Alerte canicule)와 국가 최대 동원령(Mobilisation maximale)을 의미하는 4단계의 폭염 중대경보로 분류한다. 폭염경보가 발령되면 취약층 관리를 위해 전화, 가정방문, 응급 이송을 한다. 의료기관, 병상 확보, 응급실 증원, 휴가 제한, 요양병원 냉방 확인까지 점검한다. 프랑스 제도의 가장 현저한 점은 초과 사망 감시체계로 보건청이 거의 실시간으로 초과 사망을 계산하는 점이다.
사망으로 이어지는 기후 재난 폭염 ‘지역완결형 의료’ 효율적 관리체계 운영 필요
2026년 WHO는 폭염 대처에 관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중앙과 지방간 협력체계의 거버넌스가 선결과제이다. 나머지 권고사항을 요약하자면, 실시간 폭염 초과 사망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현재의 온열질환 감시를 넘어, 폭염이 심혈관·호흡기 질환 등에 미치는 전체 건강 영향을 평가하고 독거노인, 만성질환자 등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을 사전에 파악해 고위험군 등록을 하고, 폭염 시 전화와 방문 등 일일이 확인하는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다.
병원과 요양시설은 폭염 대응계획을 의무화하여 응급실 수용 능력, 냉방설비, 인력 운영 등을 포함한 의료기관 차원의 표준 대응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사후 평가와 개선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확보할 것을 권고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가뭄, 홍수, 태풍, 폭염 모두가 일상인 나라로 폭염에 대한 기상 대응은 어느 정도 잘 돼 있는 듯하다. 폭염특보, 재난 문자, 무더위쉼터, 살수차, 그늘막 등 전시용 행정은 잘 운영되고 있으나, 폭염에 관한 의료 대응은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 우선 대표적으로 초과 사망을 공식적으로 계산하지 않고 있다. 독거노인 등록 관리가 프랑스만큼 체계적이지는 않다. 의료기관 폭염 대응계획이 제한적이고 병원 냉방 기준이 충분한지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별 폭염에 의한 건강 영향평가가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이제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상설적 폭염 초과 사망률 계산은 중앙의 책임이나 나머지 구체적인 폭염 대처 역시 지역의 사안으로 ‘지역완결형 의료’에 반드시 포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폭염의 대처 역시 지역 보건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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