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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축 근무·연가투쟁 등 3일 간호법 저지 전국 부분파업...서울에서만 보건의료계 2만명 참여

    국힘 박대출 정책위의장 "간호조무사 학력 상한? 이런 제도는 없다"…대통령실은 단체들 의견 취합 후 16일 거부권 결정

    기사입력시간 2023-05-01 19:45
    최종업데이트 2023-05-01 22:36

    단식 5일째를 맞은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이 회장은 지속적으로 혈압이 낮아지는 등 건강상의 문제를 겪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안과 의사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보건의료계 내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간호법 저지 13개 단체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연휴를 감안해 기존 일정인 4일보다 하루 앞당겨 3일 부분파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날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은 5월 1일 기준 각각 5일과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여당은 간호법이 여야합의가 되지 않았고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등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대통령 거부권을 강력히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도 여당과 관련 단체 의견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3일 오후 서울·인천·대전·전주 등 전국 부분 파업 시작 

    1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보의연은 3일 서울과 인천, 대전, 전주 등 전국에서 동시에 간호법 통과에 항의하는 집단행동에 나선다. 

    연가투쟁에 참여하는 간호조무사만 1만여명이 넘고 개원 의사들은 근무단축 형태로 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요양보호사, 응급구조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등 이날 서울에서만 파업에 참여하는 총 인원은 2만명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에선 오후5시 30분 여의도 국회 앞에서 파업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그 이후 30분 가량 민주당사 앞까지 가두행진이 이뤄질 예정이다. 

    인천은 오후 1시 30분에 계양구에 위치한 이재명 국회의원 사무소 앞에서 결의대회가 진행되고 대전은 오후 1시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규탄대회가 예정돼 있다. 

    전북 전주의 경우 오후 5시 덕진구에 위치한 민주당 김성주 의원 사무소 앞에서 파업에 참여한 보건의료인들이 규탄대회에 참여한다. 

    보건의료계 부분 파업은 애초에 4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3일부터 시작되는 간호조무사 연가투쟁 일정에 따라 하루 앞당겨졌다. 특히 사안이 시급한 만큼, 5일 어린이날 휴무 등을 고려해 빠르게 일정이 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전국의대교수협의회도 비대위 투쟁로드맵에 따를 예정이다. 앞서 대전협은 지난달 28일 입장문을 통해 파업 등 단체행동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의협 이필수 회장 단식투쟁 현장엔 간호법 저지와 보건복지의료연대의 투쟁을 격려하는 회원들의 문구가 적혀있다. 


    대통령 거부권은 16일 유력…박대출 의장 "자격 상한 문제 꼭 바로잡을 것" 

    간호법이 국회를 통과한 상황에서 여당과 간호법 저지 13개 단체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이다. 

    간호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여부는 오는 9일 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으로, 현재로선 16일 결정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해진다. 특히 여당에서 거부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행사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1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 없이 처리된 법안엔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원칙이 (간호법에) 적용되느냐'는 질의에 "모든 일엔 일반성과 특수성이 있다. (간호법도) 일반적인 원칙에서 검토하겠지만 각 법안의 특수성도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관련 단체와 여당 등 의견을 두루 듣고 결정했다. (간호법도) 관련 단체가 굉장히 많다. 이들의 의견을 듣고 당정회의를 거쳐 충분히 숙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당 측은 여야 합의없이 법안이 통과됐다는 점과 더불어 간호법 내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 조항이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거부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간호법이 잘못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간호조무사 학력에 상한을 두는 제도라는 점이다. 이런 점 때문에 지난번 중재안을 내면서 이 문제를 바로잡고자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우리나라 보건의료 관련 자격증만 24개가 된다. 이 중에서 자격 학력에 상한을 두는 제도는 어디에도 없다"며 "이 문제를 꼭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저희들이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등 여당 인사들이 방문하자 의협 이필수 회장이 간호법 관련 대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대한의사협회

    여당 인사들의 단식 농성 현장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이양수 수석 부대표, 전주혜 원내 대변인, 정희용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은 1일 오후 단식투쟁 중인 의협 이필수 회장을 찾아 국민의힘이 의료악법 저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니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이 회장은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참지 못하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는 "법안의 일방적 통과도 문제이지만 의협회장으로서 앞으로 할 일이 많으니, 건강을 챙겨야 싸울 수 있다"라며 "국민의힘에서도 노력할 것이니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