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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립테크] "밤에 못자는 문제는 신체적 건강과 낮에도 영향…초기에 적극 잡아야"

    대한수면연구학회, 10일 '대한민국 꿀잠 프로젝트 슬립테크 2021'에서 특별세미나 진행

    기사입력시간 2021-07-11 10:34
    최종업데이트 2021-07-11 10:34

    사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임희진 교수.

    대한수면연구학회는 1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꿀잠 프로젝트, 국제수면산업박람회-슬립테크2021(SleepTech2021)'에서 특별세미나를 통해 수면 건강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야행성이 나쁜건가요? - 수면 패턴으로 알아보는 일주기 리듬 장애(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임희진 교수) ▲자도자도 늘 피곤하신가요? - 주간 졸림증으로 알아보는 기면증과 수면무호흡증(충남대병원 신경과 김대영 교수) ▲TV를 켜 놓고 자도 될까요? - 불면증에 대한 A to Z(경희대병원 신경과 황경진 교수) 등 3가지 주제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각자의 타고난 일주기 리듬 따르는 것이 이상적…야간근무 끝난 직후 취침은 피해야"
     
    첫 번째 강연에서 임희진 교수는 "하루를 수면과 활동으로 구분하는 주기를 일주기 리듬이라고 하며, 이는 24시간만다 일정한 패턴으로 반복된다"면서 개인별 일주기 리듬 차이가 타고날 수 있다고 했다. 수면 유형을 결정하는 유전자(PER3)의 길이가 길면 아침형, 짧으면 저녁형 인간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는데, 유전적 요인에 의해 타고난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 인간이 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타고난 유전 요인 외에도 지연 수면 위상증후군으로 이상적인 수면/각성 시간대에 비해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이 3~6시간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임 교수는 "오전에 일어나기 힘들어 지각하기 쉽고 오전시간 집중력도 떨어져 카페인 섭취가 느는 등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기기 쉽다"며 "이 땐 일찍 자도록 수면 시간을 당기는 치료를 받는다. 수면 관련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자기 전 투여하거나 오전 중 빛을 쬐는 광치료를 실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대 근무로 인해 일주기 리듬이 깨지기도 한다. 임 교수는 "야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 직후 수면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바로 수면을 취하기보다 오후 12시나 1시까지 기다렸다 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자기만의 타고난 생체시계를 따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개인 활력이 최고가 되는 시간을 파악하고 유연하게 근무시간을 운영하는 것이 기업과 사회에 더 이득이 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움직임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충남대병원 신경과 김대영 교수.

    "잠은 단순한 뇌의 휴식 아닌 복잡한 유지보수 과정…최소 8시간 이상 자야"
     
    이어진 강연에서 김대영 교수는 "'아침에 일어난 뒤 오전 10시나 11시 즈음에 다시 잠이 들 수 있는가' 또는 '점심 전까지의 시간 동안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지 않아도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하는 사람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수면이 부족한 상황이다"면서 최소 8시간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소 8시간을 잤음에도 피곤한 사람들이 있다. 밤잠을 자더라도 졸린 병이 있거나 밤잠의 질이 너무 낮은 병이다. 전자의 대표적인 것은 기면병, 후자의 대표적인 것은 수면무호흡증이다.
     
    김 교수는 "기면병은 사람이 잠이 들고 깨도록 하는 스위치같은 역할을 하는 물질에 문제가 생기면서 계속 잠들어버리는 굉장히 드문 병이다"면서 3대 증상으로 과도한 주간 졸림과 수면마비, 탈력발작이 있다고 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호흡이 멈추는 것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병이다. 김 교수는 "수면무호흡을 방치하면 고혈압 위험과 심혈관질환, 공복혈당장애 등 위험을 높이며, 교통사고 발생률이 증가하고 경도인지장애 발생 위험도 는다"면서 "남성 수면무호흡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저하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수면은 단순히 컴퓨터를 꺼놓듯이 뇌가 꺼져있는 휴식이 아니다. 수면은 뇌와 몸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섬세하고 정말한 절차다. 이러한 절차를 대충 해버리면 뇌와 몸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면서 "자도자도 피곤하다면 꼭 수면을 바로잡아야 하며, 8시간 충분히 자야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경희대병원 신경과 황경진 교수.

    "낮잠이 밤에 못잔 잠 보상해주지 않는다…격렬한 운동은 잠들기 6시간 전에 해야"
     
    마지막 강연에서 황경진 교수는 불면증에 대해 일반인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궁금증과 오해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황 교수는 불면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잠에 대한 보상심리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잠을 너무 적게 잤다는 이유로 못 잔 시간만큼 더 침대에 누워있는 것은, 그것 자체만으로도 불면증을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잠자리에 오래 머물수록 얕은 잠만 자고 자주 깨게 된다.
     
    밤에 잠을 못 잔 대신 낮잠을 자는 것 또한 불면증에 도움되지 않는다. 황 교수는 "낮잠은 결국 밤잠을 빼앗아 간다. 오늘 자는 낮잠은 어제 못 잔 밤잠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오늘 밤에 잘 잠을 빼앗아오는 것이다"면서 "잠을 견디기 힘들면 20~30분 이내 짧은 시간 낮잠을 즐기는 것이 좋고, 웬만하면 안자고 버티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잠들기 전 운동을 많이 하는 것도 오히려 잠을 방해한다. 황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은 낮에 해야 한다. 낮 시간에 밝은 태양 아래 운동하면 생체시계에 필요한 자극을 줄 뿐 아니라 육체적 운동을 통해 긴장을 풀고 야간 수면을 유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격력한 운동은 체온을 상승시켜 잠을 방해하기 때문에 잠자리에 들기 6시간 전에 마치는 것이 좋다. 저녁 식사 후 운동이 필요한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는 야간에 몸이 힘들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황 교수는 "불면증은 정신적으로 우울하고 불안해지게 하면서 활동력을 떨어트리고 반응시간도 느려지게 만든다. 그러면서 면역기능을 떨어트리고 혈압과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며 심장질환 위험을 높여 그에 따른 신체 반응이 가볍다고 할 수 없는 병이다"면서 "불면증은 초기에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