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석준 전 기상청장과 메타버스를 산업과 교육에 적용하는 의견을 나눴다. 조 전 총장은 ‘물고기가 어항에 산다면, 사람은 대기라는 어항에 산다’고 했다. 지구에 사는 인간으로 한계도 느끼게 되었지만, 반대로 수면에 관한 생각도 들었다. 당나라 유학 가던 원효처럼 동굴이나 개방된 공간에서 잠을 자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부분 실내 공간에서, 문을 닫은 채 잠잔다. 문이 닫힌 공간은 심리적 안정을 주기 때문이다.
‘수면의 효율을 결정하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했다. 밀폐된 공간이라면 수면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빛, 소리, 온도, 습도 등이다. 에디슨이 전구를 상용화한 이후 인공위성의 사진을 보면 대한민국은 밝게 빛난다. 오죽하면 빛 공해란 말이 생겼을까. 2020년 유력 후보의 선거 유세 중, 스피커 소음을 참지 못한 남성이 칼을 들고 소란을 일으킨 일이 있다. 여름철의 무더위, 겨울철의 추위는 수면을 방해한다. 실내 공기가 건조하면 인후두에 문제를 일으켜 감기에 걸리기도 한다. 하나씩 살펴보자.
수면 시 밝은 빛은 생체 리듬을 망친다. 멜라토닌은 어두운 환경에서 생성되고, 빛에 노출되면 합성이 중지된다. 스마트폰의 블루 라이트는 신경을 각성시켜 숙면을 방해한다. 멜라토닌 분비가 줄면 수면 방해 뿐 아니라 유방암과 전립선 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암막 커튼으로 빛을 차단하면 좋다. 단 갱년기 남성은 전립선 비대증 등으로 새벽에 자주 화장실을 간다. 너무 어두우면 넘어짐, 골절이 생길 수 있어 바닥을 은은하게 하는 조명이 필요하다.
잠들 무렵 수면을 방해하는 소음은 신경을 날카롭게 한다. 반면 신경을 안정시키는 소음도 있다. 카페 등에서 공부하면서 듣는 백색소음(white noise)는 집중에 도움이 된다. 수면을 위한 소리도 있다. 빗소리, 시냇물 소리, 파도 소리 등 낮은 주파수의 반복되는 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안정시킨다. 유튜브에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음악이 많다. 마음이 번잡하고 긴장하면 잠은 멀어진다. 낮은 주파수의 반복적인 소리는 도움이 된다.
온도도 중요하다. 잠들기 위해서는 중심 체온이 낮아지고 멜라토닌 분비가 되어야 한다. 아침형 사람은 오전에, 야행성 사람은 오후에 체온이 높다. 잠들면 체온은 0.3도 정도 낮아진다. 체온을 낮춰 낮에 열심히 활동한 뇌, 근육, 장기에 휴식을 준다. 수면에 중요한 체온은 심부 체온이다. 심부 체온을 낮추기 위해 취침 1~2시간 전 미지근한 물에 샤워를 하면 좋다. 말초 혈관이 확장되어 심부 체온이 낮아진다.
체온과 함께 실내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쾌적한 실내 온도는 개인차가 있어 정답은 없다. 여름에는 18~22도로 시원한 느낌을, 겨울철은 22~24도로 따뜻한 느낌을 주면 좋다. 동시에 시원한 여름용 이불과 포근한 겨울용 이불을 사용하면 좋다. 실내 온도와 습도는 상관관계가 있다. 수면에 적합한 습도는 40~60%정도다. 너무 건조하면 피부와 기관지 점막을 자극하고, 심지어 숙면을 방해한다. 미니 온도계와 습도계를 활용하면 좋다.
수면 스타트업 닉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전담기관인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2022년 지능형 IoT(사물인터넷) 적용 확산 사업’을 통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카네이션 요양병원은 테스트 베드로,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시범 사업 중이다. 환자의 수면 니즈를 파악하고, 카네이션 요양병원을 포함한 5개 기관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지원을 받아 수면을 평가하고 더 나은 솔루션을 제공한다. 수면을 유도하는 수면 에어와 ASMR, 아로마 향, 아침에 단계적으로 밝아지는 기상 기능까지. 환자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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