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경구치료제를 조기 확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선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이 현재 지지부진한 접종률의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출구 전략에 또 하나의 핵심 축이 될 경구 치료제에서는 똑같은 과오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코로나와 더불어 사는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경구치료제와 같은 간편 치료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신 의원은 “타미플루와 같은 간편 경구 치료제, 진단 후 즉시 복용가능한 짧은 기간의 알약개발이 필요하다”며 “제가 MSD의 몰누피라비르를 2차 추경으로 선구매해야 한다고 정은경 청장에게 질의한 이유”라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현재 치료제로 쓰이는 렘데시비르 등은 결국 의료기관에 와서 투약을 받아야 해 편의성이 떨어진다”며 “향후 코로나19와 공존을 위해서는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경구치료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해 백신 협상 과정에서와는 다르게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화이자와 모더나에서도 일반적 예상과 달리 오히려 우리에게 빨리 계약을 맺자고 하는 상황”이라며 백신 협상에 자신감을 내비쳤으나 결국 조기 확보에 실패해 지탄을 받기도 했다.
일단 정부는 몰누피라비르의 미 FDA 긴급승인이 하반기 무렵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선구매를 위해 MSD와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 제2차 추경심사 전체회의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투약 편의성을 고려해 추가적으로 치료제 예산이 확보될 필요가 있다”며 “아마 하반기에 몰누피라비르 임상이 끝나면 긴급승인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물량확보에 대해서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몰누피라비르는 미국 MSD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다. 현재 2상을 마무리하고 3상을 진행 중이며 미국은 지난 6월 12억달러 규모의 선구매 계약을 일찌감치 체결한 바 있다.
실제 임상 2상 결과도 고무적이었다. 202명의 코로나19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몰나피라비르 400mg 혹은 800mg 투약한 군은 5일차에 95명 전원에게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반면, 위약군은 5일차에 54명 중 11.1%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