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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실 9월부터 야간 진료 제한...그런데도 응급실 셧다운 없다는 정부

    "전공의 이탈 후 의료공백 메우던 전문의들, 과도한 업무부담에 줄사직…전공의 복귀 대책 대신 추석연휴 수가인상 해결책 아냐"

    기사입력시간 2024-08-29 12:12
    최종업데이트 2024-08-29 15:10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사진=세종충남대병원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전공의 사직 이후 응급실을 버티고 있던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과도한 업무량을 견디지 못하고 사직하며 진료 제한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부터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의 사직으로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고 있던 세종충남대병원은 전문의들의 사직이 지속되며 9월부터는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 아예 야간 진료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나타났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세종충남대병원이 응급의료센터 의료진 공백에 따라 응급실 성인 진료를 제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오는 9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 9월 19일부터 9월 30일까지 저녁 6시부터 다음날 8시까지 야간 진료를 제한한다. 다만 9월 16일부터 9월 18일까지 추석연휴 기간 중에는 24시간 진료가 가능하며, 소아응급환자는 정상진료가 가능하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성인 응급실 12명, 소아 응급실 7명을 합쳐 전체 19명의 전문의가 근무했지만 지난 5월 4명이 사직해 15명으로 줄어든 뒤 8월에 추가로 4명이 사직해 현재 11명만 남아있다. 여기에 3명이 추가 사직을 앞두고 있어 응급의학과 촉탁의 구인에 나서며 인력충원을 요청해 왔다. 결국 8월부터 응급실을 축소 운영하고 있던 세종충남대병원은 24시간 응급실의 기능마저 상실해 버렸다.

    세종충남대병원의 응급의학과 전문의 이탈은 앞서 최민호 세종시장이 세종충남대병원의 응급실 진료 축소 운영과 관련, "이 문제의 핵심은 병원의 경영난이라고 두루뭉슬하게 표현할 게 아니라 오로지 (의사)인건비 때문"이라고 한 발언 이후로 더 가속화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응급의학회는 "지역의 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야간과 휴일 없이 응급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에게 이러한 모욕을 주고, 공개적으로 비난을 하는 것은 해당 지역의 응급의료 위기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을 지자체장도 모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진=제보자 제공 

    전문의들의 이탈과 소진으로 응급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병원은 세종충남대병원뿐만이 아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단국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충북대병원, 속초의료원 등도 응급실을 일시적으로 닫거나 진료를 제한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국대 충주병원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7명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문의 7명의 사직서가 수리되면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은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은 전공의 이탈에 따라 남아있는 전문의들의 번아웃이 커지면서 9월부터 매주 수, 목요일에 응급실 문을 닫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정부의 현실 인식은 현장과 괴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의 사직에 대해 적극적인 전담 인력확보 노력 및 대체인력 투입 등으로 신속히 진료제한 상태에서 벗어나고 있다며 응급실 셧다운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8일 복지부는 추석 연휴 대비 응급의료체계 유지 특별대책을 발표하고 응급 환자들이 차질없이 응급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기존 인상분인 150%에서 100%p 상향 조정해 250%까지 대폭 인상하는 내용, 응급실 진료 후 수술, 처치, 마취 등에 대한 수가 가산을 기존 150%에서 200%로 인상하는 내용과 더불어 추석 연휴에 4000개소 이상의 당직 병‧의원을 운영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응급실을 떠나는 전문의들을 잡기 위해 수가 일시적인 수가 인상 등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 의료진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정부의 현실 인식에 의문이 든다"며 "아무리 수가 인상을 한들 남아있는 의사들이 무슨 여력이 있어 두 배, 세 배 일할 수 있겠나. 그간 정부가 정책을 내놓았지만 전공의가 돌아온 사람이 한 명이나 있었나"라며 "전문의들도 차츰 사직을 하고 있는데 그걸 막을 대책은 없다. 그저 돌아와 달라, 지켜달라고 하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추석 연휴 4000개 이상의 의료기관이 문을 열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정부가 병원을 운영하나"라며 "의료의 90% 이상을 민간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의료기관에 부탁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생각하는 해결책은 응급실 문을 열겠다는 것인데, 문을 열고 있으면 뭐 하겠나. 제대로 기능이 돌아가야 한다"며 "응급실이 문은 열더라도 속에서는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의사가 없는데 어떻게 하겠나. 겉으로는 운영을 해도 속으로는 난리가 날 것이다. 그러나 정부 해결책은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