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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복지부, 병원장들에 통보 “파업 못 막으면 병원평가에 반영하겠다"

    복지부와 병원장 간담회에서 파업 전공의 관리 강화·징계 요구…법조계 "법적 문제 소지"

    기사입력시간 2024-02-07 16:17
    최종업데이트 2024-02-07 16:50

    7일 오전 열린 복지부-수련병원 간담회.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병원장들을 상대로 파업 전공의 명단 제출을 요구하고, 전공의들의 파업을 막으라며 이를 병원 평가에도 반영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복지부는 오전 8시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회의실에서 조규홍 장관 주재로 221개 수련병원 병원장과 비대면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는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발표 이후 의료계에서 총파업 움직임이 일자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복지부가 병원장들을 겁박하는 분위기에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복지부는 병원장들에게 전공의들의 파업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이를 병원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경고했다. 파업을 막기 위해 정부 지원과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병원평가를 무기로 꺼내든 셈이다.

    복지부가 언급한 내용은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시 교육기능 기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준에는 레지던트(전공의) 상근 과목 수 등이 포함돼 있다.
     
    복지부는 아울러 병원장들에게 전공의들이 파업하지 않도록 징계 조치를 통해 관리하고, 파업 참여 전공의들에 대해선 명단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병원장들은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고 항의하며 복지부가 직접 전공의들을 만나 설득할 것을 요구했지만, 복지부는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법조계에선 정부의 병원평가 반영 경고가 부적절하며, 파업 전공의 명단 제출 요구도 위법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A법무법인 변호사는 “전공의들 파업으로 인한 인력 공백으로 병원에 과실이 발생하는 등의 경우에 문제를 삼을 순 있을 것”이라면서도 “전공의 파업을 막지 못했다거나 내부 징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식적으로 병원 평가에 반영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B법무법인 변호사는 “파업 전공의 명단 제출 요구는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이 임박한 가운데 정부는 강경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모습이다. 
     
    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6일 브리핑을 통해 "만에 하나 (의료계가) 불법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면 정부는 법에 부여된 의무에 따라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도록 하겠다"며 "의사단체의 불법 집단행동에는 단호한 조치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복지부는 이미 수련병원별로 3~5명의 전단팀을 꾸리고 현장 점검을 통해 전공의들이 파업 돌입 시 즉각적인 업무개시명령과 후속 조치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빅5 병원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집행부가 소속된 병원에는 경찰에 협조 요청까지 해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