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치료제의 성공을 위해 임상 속도를 높이고 타겟의 다양화를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서근희 수석연구위원은 27일 서울 로카우스 호텔에서 개최된 2024 제약바이오산업 혁신포럼에서 '국내외 ADC 개발 동향 및 미래 전망'을 발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서 수석연구위원은 ADC 치료제의 개발 필요성과 진화를 설명하며, 치료제 개발 성공을 위한 전략을 소개했다.
서 수석연구위원에 따르면 항체는 물질 자체의 독성이 없고, 반감기가 2주 이상 길다는 장점이 있다. 단일클론항체는 특정 표적에 결합해 정상 세포에 대한 손상을 최소화한다. 단일클론 항체의약품은 여전히 고성장 중이지만 제한적인 세포 파괴 능력, 표적 단백질 발현이 낮은 암세포에서의 치료 효율 저하 등으로 ADC 치료제가 떠오르고 있다.
서 수석연구위원은 ADC 치료제는 단일클론항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라며,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특정 종양 세포에 대한 높은 선택성과 독성을 제공하고, 세포 분열 억제, DNA 파괴 등에 따른 강력한 세포 사멸 효과가 있다. 또 표적 세포 내부에서만 활성화해 비표적 조직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서 수석연구위원은 "개발 초기에는 안정적인 링커(linker) 기술 부족과 약물 전달의 효율성, 약물의 낮은 세포 독성 문제 등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하지만 2010년 링커 기술이 개선되면서 약물 전달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였다. 또 고효능 세포 독성 약물(MMAE, DM1)의 사용으로 강력한 세포 사멸 효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ADC는 항암 치료를 넘어 자가면역 질환, 감염성 질환 등으로 적응증 확장이 가능하다"며, 치료제의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DC 기술 발전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의 투자와 기술 이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2022년 기준 신규 ADC 임상시험은 340건으로 2020년 100건 대비 3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제약사는 기술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 비용 등의 효율성을 고려했을 때 바이오텍과의 협업을 훨씬 선호하고 있다. 이에 파트너링과 M&A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서 연구위원은 ADC 치료제 개발 시 핵심은 '경쟁력 확보'라며, 다양한 항원을 표적하는 치료제 개발과 빠른 시장 점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뿐 아니라 ADC 내성을 극복하는 전략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서 연구위원은 "현재 임상 중인 ADC 치료제의 주요 타겟은 HER2와 TROP2"라며 "두 항체가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이유는 좋은 항체라는 점과 시장 규모 등이다. 타겟도 중요하지만 ADC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속도 싸움이다. 타겟 수는 제한적인 만큼 빠르게 시장을 점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초기 승인된 치료제가 시장 점유율을 더욱 빠르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에는 링커나 페이로드(payload)가 충분히 발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이 이뤄졌기 때문에 링커가 좋고, 페이로드가 좋으면 후발주자로 개발하더라고 좋은 제품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임상에서 경쟁력은 속도다"라고 전했다. 임상 속도를 높이면 경쟁 우위를 확보해 더 많은 투자자와 기술 협력의 기회도 확보할 수 있다.
항원이 동일한 경우에는 더 나은 링커 기술과 더 효과적인 페이로드 사용으로 효율적이고 안전한 ADC 개발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또 더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장해, 그 외 생산 기술 효율성 확보도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ADC 치료제는 표적 항원의 발현 감소, 항원 돌연변이, 세포 내 약물 전달 감소 등으로 인한 내성 등의 한계가 있다. 이에 서 수석연구위원은 ▲다중 표적 ADC 개발 ▲ Bystander effect가 강한 페이로드 사용 ▲페이로드의 다양화 ▲면역항암제, 표적 치료제, 화학·병용 요법 등으로 내성 기전 억제를 꾀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