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정부의 무증상자 대상 자가항원검사 시행 계획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정부는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이유로 26일부터 무증상자에 대한 코로나19 선별검사를 자가항원검사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에 학회가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학회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자에게 전면 도입할 경우, 위음성으로 인한 감염 확산 우려가 있다며 대안으로 PCR 검사 역량 제고 및 의료인이 직접 시행하는 항원검사의 확대를 요구했다.
학회는 먼저 정부가 신속항원검사 사용의 근거로 음성 예측도를 언급한 것에 대해 지적했다. 음성예측도는 특정 검사법에서 코로나 검사 결과가 음성일 경우, 그 사람이 실제로 환자가 아닐 확률이다.
이 확률은 질병의 유병률에 따라 달라진다. 가령 유병률이 낮은 상황에서는 성능이 나쁜 검사법을 쓰더라도 대부분의 검사 대상자가 감염자가 아닌 탓에 음성 결과가 나올 확률인 음성예측도가 높다.
학회는 “무증상자 선별검사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성능은 음성예측도가 아니라 최대한 감염 환자를 많이 찾을 수 있는 높은 민감도”라며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미만, 자가 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속항원검사는 PCR보다 적어도 1000~10000배 이상 바이러스 배출이 많아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며 “따라서 신속항원검사를 무증상자에게 전면적으로 도입할 경우 바이러스 배출량이 적은 감염 초기 환자는 위음성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감염을 확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최근 오미크론에 대한 미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는 오미크론 감염 후 초기 1~3일 동안 감염력이 있는 대부분의 환자를 놓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CDC 왈렌스키 국장도 신속항원검사가 음성이라도 감염력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학회는 또한 “일부에서는 항원검사의 민감도가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바이러스가 높은 시기의 검체 위주로 검사법을 평가했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 감염자로서 유병률이 높은 시기나 지역에서 검사법을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학회는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먼저 PCR 검사 여력이 있는 동안은 PCR검사를 적극 사용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전문가와 협의를 통해 정확도 높은 PCR검사를 최대한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속 심의를 통한 대용량 자동화 PCR 장비 도입, 비인두도말보다 편의성이 높은 구인두도말 검체 사용을 통한 검체 채취 역량 제고, 비필수 검사 인력 및 자원의 코로나 PCR 검사 투입 등을 제안했다.
또한, 확진자가 더욱 증가할 경우엔 호흡기 클리닉을 위주로 의료인이 시행하는 항원검사의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학회는 끝으로 자가항원검사는 80% 이상의 감염을 놓칠 수 있다며 무증상자에게 자가항원검사를 도입할 경우에는 철저한 방역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