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 정부가 건강보험 국고지원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제도 개선 의사를 밝힌 가운데, 시민사회단체가 내년도 예산에 국고지원 20%를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는 27일 성명을 내고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을 향해 “구차한 핑계를 대지 말고 건강보험 국고지원 20%를 내년도 예산에 즉각 반영하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지역·필수·공공의료 간담회에서는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법정 국고지원 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의무를 안 지켰다는 지적은 타당하다”며 “그 문제는 수정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박 장관은 관련 법이 국고지원 규모를 정확히 20%로 규정한 것이 아니라 ‘20%에 상당하는 금액’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박 장관의 설명이 역대 정부가 건강보험 국고지원을 법정 기준보다 낮게 편성할 때 반복해 온 논리라고 비판했다.
운동본부는 “역대 정부는 법에 ‘상당한’이라는 표현이 있다는 점을 핑계로 건강보험 재정의 20%가 아닌 13~14%대만 지원해 왔다”며 “대통령이 국고지원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들이고 수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를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장관은 내년도 예산에 건강보험 국고지원 20%를 즉각 반영해야 한다”며 “국회도 국고지원 일몰 규정을 폐지하고 국고지원을 항구화해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건강보험 국고지원은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보험료 예상수입액을 기준으로 정부가 일정 금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운동본부는 직장가입자는 사용자와 가입자가 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하지만 지역가입자는 보험료 전액을 부담하는 만큼, 국고지원이 가입자의 부담을 완화하고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각종 의료정책을 추진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을 대규모로 투입한 점도 문제 삼았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의정 갈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3조7089억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에 2조1685억원, 필수의료 지원 대책에 2조7389억원 등 총 8조6163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했다.
운동본부는 “정부 정책에 건강보험 재정을 사용하면서 정작 법에서 정한 국고지원 의무는 다하지 않았다”며 “정부 정책으로 지출된 건강보험 재정을 원상 복구하고 초과 세수는 사회복지 확충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건강보험 재정 고갈을 이유로 국민에게 보험료 인상 부담을 지우기 전에 국가의 의무부터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