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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광등도 나가 있는 소아 수술장”…소아외과계, 수가 가산에도 인력∙인프라 ‘처참’

    보험청구액·수술 건수 늘었지만 집도의 수 제자리…“일만 늘고 처우는 그대로”

    “의료진에 직접 보상 필요…사람 없는 상황서 수가·제도 무슨 의미 있나”

    기사입력시간 2026-08-22 09:36
    최종업데이트 2026-08-22 09:36

    대한소아마취학회 장영은 총무이사가 21일 대한소아청소년외과의사연합 심포지엄에서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정부가 소아 고난도 수술 수가를 대폭 인상했지만, 정작 의료진 처우 개선과 시설∙장비 투자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수가 가산 이후 수술 건수와 병원의 보험청구액은 크게 늘었지만 수술을 담당하는 의사 수는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현장 의료진의 업무 부담만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대한소아청소년외과의사연합이 서울의대 의학도서관 우봉홀에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는 수가 인상만으로는 이미 심각한 인력난에 빠진 소아외과계를 되살리기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대한소아마취학회 장영은 총무이사(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는 이날 정부의 소아수술 연령가산 개선 전후 서울대병원의 보험청구 총액과 수술 건수, 전문의 인력 변화를 비교한 자료를 공개했다.
     
    정부는 지난 2024년 5월 고난이도 수술 284개 항목에 대한 마취료 및 수술·처치료 소아 연령가산을 개선했다. 이어 2025년 4월에는 6세 미만 소아의 고난도 수술 마취료 가산항목을 284개에서 603개로 확대하고, 6세 이상~16세 미만 소아를 대상으로 487개 항목의 마취료 100% 가산을 신설했다. 연령과 항목에 따라 최대 1000%까지 가산이 적용됐다.
     
    수가 가산의 재정적 효과는 있었다. 실제 서울대병원 소아외과는 연령가산 적용 전인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해 2026년 상반기 수술료 보험청구액이 7억8000만원에서 15억7000만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수술 건수도 418건에서 516건으로 23.4%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집도의는 3명으로 변화가 없었다. 소아정형외과 역시 수술료 보험청구액이 4억8000만원에서 13억5000만원으로 늘고 수술 건수도 30.4% 증가했지만 집도의 수는 그대로였다.

    수가 가산 이후 서울대병원 소아외과계 의료진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아 수술장 가동률을 높이라는 압력을 받고 있지만, 정작 추가 수익이 의료진 개인의 처우 개선으로 직접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라는 게 장 총무이사의 설명이다.
     
    장 총무이사는 “집도의 수의 변화가 없거나 줄어드는 환경에서 일은 늘어나는데, 돌아오는 개인적 혜택은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소아 분야를 담당하는 인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보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제주대병원 신경외과 정유남 교수는 “정부가 추진하는 상대가치 상시 조정이나 소아 보상 강화로는 소아 분야의 인력 구조가 만들어질 수 없다”며 “수가가 아니라 전임의, 전문의 인력에 대한 직접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실제 흉부외과의 경우 그런 지원을 통해 과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소아 분야와 관련해서도 전임의 과정 등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가 개선에도 흑자 전환이 요원하다 보니 소아 수술장 시설과 장비에 대한 병원 차원의 투자로도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장 총무이사는 “성인 수술장은 확장 이전이 되고, 로봇도 새로 들여오는데 소아 수술장은 가장 낡은 곳이다. 그런데 외래도 병동도 아니다 보니 환자들의 민원도 들어오지 않는다”며 “하루에 두 군데 정도는 형광등이 나가 있고 어디서는 스파크가 나는 상태에서 일한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나마 현장을 지키던 의료진들마저 한국을 떠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외과의사연합 김웅한 상임대표(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는 “올해만 해도 외국으로 떠나는 소아과 의사 추천장을 10장 정도 써줬다. 다 떠나고 있다”며 “정부가 소아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 떠나지 않게 특단의 조치를 내놔야 한다. 수가를 올려주고 제도를 만든다 해도 의료진이 없는 상황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