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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직 전공의 취업시 월급 1100만→300만원 하락...피부미용은 세전 연봉 3000만원까지

    의료대란 또다른 후폭풍....일반의만 양성하는 의대증원 정책 대신 필수의료 '대가' 만드는 근본 시스템 필요

    기사입력시간 2025-02-08 10:25
    최종업데이트 2025-02-08 10:25

    300~350만원 급여로 책정된 사직전공의 채용 공고. 사진=독자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대란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사직전공의들이 일선 병의원 봉직의로 취업할 때 급여 수준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대란 후폭풍이 세대간 양극화를 초래하면서 정작 필수의료 진로로는 유도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사직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봉직의 월 급여가 200만~300만원 선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정의학과, 신경과, 정신건강의학과 사직전공의를 계약직 봉직의로 구하고 싶다는 한 채용공고를 보면 월 급여가 300만~350만원으로 책정됐다. 업무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주말인 토요일도 출근하는 사실상 풀타임 근무다.  

    이는 시급 1만4000원 수준으로, 주휴수당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최저시급(2025년 1만30원)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사실상 의사 봉직의 급여가 최저시급 알바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경쟁이 치열한 피부·미용 쪽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1월 31일 마감된 한 피부·미용 봉직의 채용 공고에 따르면, 세전 연봉 3000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실수령 월급으로 환산하면 225만원 수준이다. 근무시간은 평일 10시간, 토요일 6시간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개원가는 이정도 급여에 대해 최근 추세라고 전한다. 한 개원가 원장은 "지난해엔 500만원 선에서 형성됐지만 지금은 300만원 정도로 공고를 올려도 1시간 만에 보통 100통 넘는 이력서가 도착한다"고 말했다. 

    사직전공의들은 이번 의료대란 사태로 의료계 내 세대갈등이 고착되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까진 세대갈등이 의과대학 정원 문제와 관련해 교수 등 기성 세대와 의대생, 전공의 등 젊은의사 간 입장 차이가 발생하면서 불거졌지만 향후엔 급여 차이로 인해 세대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직전공의는 "이번 사태로 인해 젊은 의사들이 받을 수 있는 급여는 절반 이상 줄었다. 주 40시간 봉직의 기준 1년 전만 해도 1100만원 수준에서 급여가 형성됐는데 지금은 300만~400만원까지 떨어졌다. 반면 술기를 이미 장착한 기성 의사들의 몸값은 그대로다. 점차 양극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 벌어지기 시작한 급여는 따라잡기 힘들다는 패배주의가 만연하고 있다. 의대증원 문제에 대한 입장차로 시작한 세대갈등이 임금 문제로 확산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 초기에 전공의 수련을 마치고 전문의 자격 획득 후 미용 시술 봉직 중인 한 의사는 "미용 쪽에서 풀펑션(실필러, 수면마취 가능) 기준으로 1년 전만 해도 주 5일 월급이 180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800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마저도 지금 사직전공의들은 300만원 급여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의사를 2000명씩 더 뽑으면 일반의만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도대체 어떤 의사가 부족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젊은 의사들은 일반의만 늘리는 근시안적 대책을 멈추고 정말 필수의료에 종사할 수 있는 '대가 교수'를 양성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사직 전공의는 "정부 정책 변화로 젊은의사들은 더 이상 전공의 수련이 필요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의대정원을 늘려봤자 월급 300만원을 받으며 당직 설 의사만 양성하는 꼴"이라며 "정말 지역,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대가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