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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나요법 유효성 입증 못해…중국 투나 연구결과로 한방 추나요법 급여화 추진, 보건복지부의 심각한 직무유기"

    바른의료연구소, 한국한의학연구원·심평원 추나요법 시범사업 보고서 등 문제 지적

    기사입력시간 2019-03-18 15:14
    최종업데이트 2019-03-18 15:3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른의료연구소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추나요법이 아닌 '중국 투나요법'의 연구결과로 한방 추나요법 급여화를 추진하는 것은 보건복지부의 심각한 직무유기다. 중국 투나를 유효성의 근거로 삼고 싶다면 한방 추나요법의 명칭을 중국 투나요법으로 바꾸거나, 한방 추나요법의 급여화 대신 중국 투나요법을 급여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지난 6일 한방 추나요법의 급여기준 신설을 주 내용으로 하는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4월 8일부터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발표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추나요법 급여화를 심의·의결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복지부 한의약정책과장은 "추나행위는 신의료기술 행위가 아니라, 안전성·유효성은 입증이 된 비급여 행위였다. 이번에 적정수가로 급여화가 된 것으로 신의료기술 행위와 비급여행위는 구분해야 한다. 비용효과성 검증 역시 다른 의과행위에 못지 않게 충분히 거쳤다"고 했다. 

    이에 대해 연구소는 여러 경로를 통해 추나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인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복지부는 추나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이미 입증됐고 66편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결과 추나요법은 염좌, 디스크, 만곡 이상 등 근골격계 질환의 통증 감소와 기능 회복에 효과적이었다며 건강보험 급여화를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한의학연구원 논문과 심평원의 '추나요법 급여 전환을 위한 시범 사업 평가 연구' 용역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추나요법의 유효성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식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다.  

    연구소는 "이번 추나요법 급여화 의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은 추나요법이 아니라 중국 투나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한 것이었다. 분석 대상인 66편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논문 중 추나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한 논문은 단 한 편도 없었다. 복지부는 중국 투나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한 연구결과를 근거로 삼아 한방 추나요법의 급여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중의학과는 다른 한의학(韓醫學)이라면서 이름까지 바꿨던 한방이 중국의 투나요법을 유효성의 근거로 삼았다면, 이는 자기 학문에 대한 정체성 부정"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중국 투나를 유효성의 근거로 삼고 싶다면, 한방 추나요법의 명칭을 중국 투나요법으로 바꾸던지, 아니면 한방 추나요법의 급여화 대신 중국 투나요법을 급여화해야 한다'라며 "복지부 논리라면 차라리 중국 투나요법을 급여화해야지, 추나요법을 급여화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엉터리 근거로 추진 중인 추나요법 급여화를 즉각 중단할 것을 복지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급여화 추진과정에서 복지부의 직무유기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청구를 시행하겠다. 추후 추나요법의 안전성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배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논문, 추나요법 근골격계 통증 치료 불확실

    연구소가 확인한 결과, 한국한의학연구원이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추나요법의 효과성을 살펴보기 위해 2011년까지 발표된 6편의 국내논문을 분석해 2013년 3월 Chin J Integr Med(중국통합의학 학술지)에 ‘근골격계 통증에서의 추나요법: 한국 문헌에서의 무작위 임상시험의 체계적 분석(Chuna Therapy for Musculoskeletal Pain: A Systematic Review of Randomized Clinical Trials in Korean Literature)’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저자들은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근골격계 통증 치료에 대한 추나요법의 효과에 대한 증거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구체적인 논문 내용은 ①추나요법의 턱관절장애에 대한 효과를 비교한 바, 추나군(추나+침술+약침)과 대조군(침술+약침) 사이에 유의한 효과 차이가 없었다. ② 추나군(추나+근이완술)이 대조군(침술+근이완술)보다 턱관절의 운동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나타냈다. 오히려 대조군의 침술이 하악 운동에 유익한 영향을 미쳤다. ③ 이 연구는 추나군(추나+침술+물리치료)이 교통사고로 유발된 경부통증에 대조군(침술+물리치료)과 중립적인 효과를 나타냈다. ④ 경추의 과소전만에 의한 경부통증(경항통)이 있는 환자에서 추나군(추나+침술)이 침술 단독군보다 통증 경감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⑤ 추나군(추나+침술+한약+물리치료)이 대조군(침술+한약+물리치료)보다 교통사고 후 발생한 요통을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⑥ 추나요법과 경피전기자극치료를 비교한 연구에서 추나가 요통 감소에 유의한 효과를 나타냈다 등이다. 

    연구소는 "결국 논문 6편 중 2편에서는 추나요법의 효과가 부정적이고, 1편은 중립적, 나머지 3편은 긍정적이었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현재까지 근골격계 통증 치료에 대한 추나요법의 효과에 대한 증거는 불확실하다고 했다. 분석에 포함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의 총 수와 연구방법의 질이 너무나 낮아 확고한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없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에 대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엄격한 방법론적인 질 평가를 포함한 추가적인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이 현재 연구의 수많은 제한점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했다"고 했다. 

    연구소는 "저자들은 이 연구의 제한점에 대해 첫째, 이 6편 논문조차도 대부분이 적절한 표본 수가 아니고 충분한 통계적 파워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게다가 단 한 편도 연구의 질을 평가하는 코크란의 비뚫림 위험 기준(Cochrane risk of bias criteria)을 충족시키지 않았다고 했다"라며 "무작위 배정순서 생성(random sequence generation), 할당 은닉(allocation concealment), 환자 눈가림(patient blinding), 평가자 눈가림(assessor blinding), 중도탈락자 또는 철회자 보고(reporting drop-out or withdrawal), 선택적 결과보고(selective outcome reporting) 등을 모두 충족한 논문이 없었다 즉, 임상시험의 골드 스탠다드인 '무작위 대조 이중맹검 임상시험'은 단 한편도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한국은 부정적인 임상시험 결과는 논문으로 게재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고, 이로 인해 체계적 검토의 결론을 제한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단 한 편도 추나요법의 부작용을 보고하지 않았다. 추나요법의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아예 보고를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시범 사업 평가 연구' 유효성 분석 등 제대로 되지 않아 

    연구소에 따르면 심평원의 연구용역 보고서의 '추나요법 시범사업 효과성 분석'에는 '유효성 평가에 대한 선행 연구'와 '진료실 환경에서 추나요법 관찰연구' 결과가 제시돼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제대로된 비교 분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대부분의 연구에서 추나요법군과 효능이 입증된 치료법과의 비교, 또는 추나요법과 추나요법과 아주 유사한 가짜 치료법과 비교하는 연구를 하지 않았다. 침술의 효능을 평가할 때에도 진짜 침을 맞는 군과 가짜 침을 맞는 군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환자가 자신이 어떤 침을 받는지 모르게 임상시험을 시행한다"라며 "그러나 선행연구에서는 추나요법과 기존 한방치료를 병행한 군과 기존 한방치료군과의 비교로만 추나요법의 효과를 입증하려 하고 있다. 이 연구 디자인은 위약효과가 나올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예를 들어 2006년 관련 연구에서 경부통 환자를 추나요법 및 침치료 병행군과 침치료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통증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추나요법과 침치료를 병행한 군이 대조군에 비해 통증 감소에 더 유의한 효과를 나타냄'이라고 했다. 단독 치료군보다 침과 추나를 병행한 군에 속한 환자일수록 더 치료시간과 치료강도가 높고, 이에 따라 침만 맞는 환자보다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마인드가 될 수 있다. 즉, 위약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한 보고서에는 "경부통에 대해 이 등(2012)의 연구에서 추나요법군, 약침치료군, 추나요법과 약침치료를 병행한 군으로 무작위 배정하고 경부장애지수(NDI)와 통증의 변화(VAS)를 살펴본 결과, 세 군 모두 치료 전, 후 비교에서 유의한 호전을 나타냈다. 추나요법과 약침치료를 병행한 군이 다른 치료군에 비해 더 유의한 효과를 나타냄"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병행군에서의 유의한 효과가 추나요법 때문인지, 약침치료 때문인지를 도저히 알 수가 없다. 국내에서 시행된 대부분의 추나요법 연구가 이런 식의 아주 질 낮은 연구들뿐"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한의계는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환부나 침을 놓는 부위를 손으로 밀고 당겨 잘못된 자세나 사고로 어긋나거나 비틀린 척추·관절·근육·인대 등이 제자리를 찾아가게 해준다. 또 침을 놓는 자리인 경락이 잘 통하고 기가 잘 돌게 해 어혈을 풀어주고 염증·통증을 완화해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의 오스테오패틱 의학과 카이로프랙틱, 중국 투나, 일본 정골요법 등의 장점을 흡수해 현대화한 한방 수기(手技)요법이다. 전통적인 한국 추나요법이 중국의 투나, 일본의 정골요법, 미국, 유럽의 카이로프락틱 등을 통합해 현대적인 한국 추나요법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연구소는 "한국 추나요법은 투나, 정골요법, 카이로프택틱 등과 일부 유사한 점도 있지만, 전혀 동일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추나요법의 유효성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추나요법 논문만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보고서에는 추나요법이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 대해 유효성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내외 무작위대조군임상연구(RCTs) 논문과 체계적 문헌고찰(SR) 논문을 검색해 국내 문헌 19편(RCTs)과 중국 문헌 91편(SRs 9편, RCTs 82편), 그 외 국외문헌 11편(SRs 4편, RCTs 7편) 등 총 121편을 분석했다고 한다. 121편의 논문 중 국내문헌은 단 1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근골격계질환 추나치료 연구 보고서, 객관성 없는 논문 

    연구소는 "'추나요법 시범사업 효과성 분석'의 유효성 평가에 대한 선행 연구에는 수많은 논문들이 등장한다. 그러나 각 논문들의 저자, 제목, 게재 학술지 등을 참고문헌에 인용하지 않고, 척추신경추나의학회의 '추나요법의 임상적 유효성에 대한 연구 보고서'(2014년11월)의 내용을 요약했다고만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 보고서는 어디에서도 검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7000만원이라는 거금을 받아 수행한 연구임에도 다른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해 제시하고 있고, 각 논문의 출처도 인용하지 않은 것은 제대로 된 보고서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 보고서에 국내 한의대 교수들과 한국한의학연구원들이 저자로 참여한 '근골격계질환 추나치료에 대한 체계적 문헌 고찰(Chuna (or Tuina) Manual Therapy for Musculoskeletal Disorder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논문이 중요하게 언급돼있지만 실제 물리치료나 견인치료, 약물 등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했다.

    이 연구는 추나요법의 근골격계질환에 대한 유효성을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을 통해 평가한 연구로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및 한국어 데이터베이스 15개를 검색해 최종 66개의 무작위 대조 이중맹검 임상시험(RCT) 논문(연구대상자 총 6170명)을 분석했다. 이 메타분석 결과, 통증감소 효과는 추나치료가 견인치료, 약물, 물리치료에 비해 유의한 효과가 있었고, 기능적 개선 효과에서는 추나요법에 약물 또는 견인치료를 병용한 경우에 유의한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 논문은 지난해 11월 건정심에서 추나요법의 급여화 의결을 하는데 아주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이 논문의 최종 분석 대상 논문 66편 중 65편이 중국어 논문이고, 1편이 영어 논문인 것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65편의 중국어 논문은 모두 추나요법이 아니라 중국 투나요법의 유효성을 연구했고, 단 한 편의 영어 논문조차도 포르투갈에서 시행된 중국 투나요법의 효과를 연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데이터베이스에는 1946년부터 현재까지 전세계에 발행된 약 5600개 이상의 학술 저널 참고문헌이 담겨있다. 나머지 7편은 메드라인에 색인돼있다. 이 중 한 편이 포르투갈에서 나온 논문이다. 이 논문 저자들조차도 비영어권 언어로 메드라인에 색인되지 않은 학술지에서 발간된 연구들은 효과 추정치를 부풀릴 잠재성이 있다고 하면서 이 연구의 분석도 언어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결국 이 66편의 논문 중에는 단 한 편의 추나요법 논문이 포함되지 않았다. 심지어 한의학연구원이 그나마 좀 낫다고 분석한 6편의 논문조차도 포함되지 않았다. 즉, 중국 투나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한 논문을 근거로 한방 추나요법의 급여화를 강행하려 했고 분석 대상 논문들의 질이 낮아 중국 투나의 유효성 역시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추나요법 시범사업, 연구대상자 제한적이고 다양한 시술 병행 

    연구소는 "추나요법 시범사업은 시범사업기관 중 한방병원 14개 및 한의원 48개 등 총 62개 기관에서 시행한 진료실 환경에서의 전향적 관찰 연구다. 그러나 이 연구는 추나치료군과 일반치료군 배정에 있어 무작위 배정방식을 사용하지 않았고, 연구대상자들의 중도탈락률이 너무나 높았다"라고 했다. 

    연구소는 "초기 연구대상자는 추나시술군과 일반시술군이 각각 460명, 343명이었으나, 8주 후 결과 분석에는 222명(48.3%)과 149명(43.4%)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통증강도나 기능 장애정도(요통장애지수, KODI)에서는 두 군간에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연구자들은 통증 기간이 3주 이상인 아급성기 연구대상자에 대해 추가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자들은 기존 약물연구 논문과의 비교를 실시했다. 그리고 통증강도의 변화량에서는 약물연구 논문과 별 차이는 없었으나, 요통장애지수(KODI)의 항목별 변화량에서 추나요법군의 지수 감소량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라고 했다. 이어 "비교 대상 선행 약물연구들이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으로 추나요법 관찰연구와 연구 설계가 다르며,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연구자들도 관찰연구의 특성 상, 추나요법 시술군과 일반 한방치료군 모두 침, 구, 한약, 약침 등 다양한 시술들이 병용되고 있다고 했다. 두 군 간의 효과 차이를 명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보다 충분한 연구대상자 수가 필요했으나, 연구기간 등 여건의 한계로 인해 연구대상자 확보가 제한적이었다고 자백하고 있다. 이런 연구결과로 추나요법 시범사업에서 추나요법의 유효성이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