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임신주수 24주 이상의 임산부에서 낙태수술을 하다가 살아난 신생아에게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은 산부인과의사가 영아살해죄로 구속됐다.
29일 법조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산부인과의사A씨는 25일 영아살해죄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팀에 의해 구속영장이 신청된 데 이어 당일에 곧바로 구속됐다.
A씨는 경찰 고발로 1년 전 산부인과의원을 폐업했는데, 진료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증거인멸의 우려로 구속수사가 이뤄질 방침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A씨는 30주 전후의 임산부의 태아를 낙태하는 과정에서 유도분만을 하다가 살아있는 상태로 태어난 신생아를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신생아의 심장과 호흡이 정상적인 것을 확인하고 울음소리까지 들었지만, 적극적으로 신생아를 살리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대학병원 등에 이송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A씨는 임신주수가 높은 임산부들의 낙태수술을 많이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가 태어난 신생아와 관련해 경찰이 다수의 피해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형법 제251조 영아살해죄에 따르면 직계존속이 치욕을 은폐하기 위하거나 양육할 수 없음을 예상하거나, 특히 참작할 만한 동기로 인해 분만중 또는 분만 직후의 영아를 살해한 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현행 모자보건법에서는 부모가 신체질환이나 정신장애가 있거나 강간 등에 의해 임신한 경우 임신 24주 이내에만 낙태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임신 24주 이후에도 산모 건강·심각한 기형 등 극히 예외사유에 한해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올해 4월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전면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놓으면서도 낙태를 허용할 수 있는 임신 초기를 임신 22주 내외라고 전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