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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수의료 '형사특례' 국회 문턱 넘었지만…의협 "하위법령 제정서 할 일 많아"

    중대한 과실 정의∙책임 보험 등 의료계 우려 여전…김윤 의원 "중대한 과실 기준 명확화∙환자 권리 보호 장치 보완할 것"

    기사입력시간 2026-04-24 08:52
    최종업데이트 2026-04-24 08:5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이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형사 책임을 면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다만 의료계 일각에서도 여전히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하위법령 마련 과정에서도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법안의 핵심은 필수의료 행위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기소를 제한하는 ‘형사처벌 특례’ 조항이다. 의료사고 설명의무 이행, 책임보험 가입, 손해배상액 지급 등의 요건을 충족하고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기소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의료계가 특히 문제 삼는 지점은 ‘중대한 과실’ 기준의 불명확성이다. 법안은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 특례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는데, 의료계는 이 기준이 임상현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폭넓게 해석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대한외과학회는 앞서 입장문을 통해 “’진료지침에서 현저히 벗어난 경우를 중대한 과실로 규정한 조항은 외과 현장의 긴급성과 환자별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법안이 되레 방어진료를 유발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역시 “추상적인 기준을 일률적으로 적용한다면 소아진료의 특수성과 임상적 판단의 어려움은 적절히 반영되기 어렵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에 중대한 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도 관건이다. 위원회는 의료계, 법조계, 환자단체 등이 추천한 전문가와 정부 기관 관계자가 참여하는데, 위원회 구성에 따라 되레 불합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와 관련 “의료사고심의위원회 구성에 젊은 의사들의 참여를 구성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 다른 쟁점은 책임보험·공제 가입과 손해배상 구조다. 법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의료기관에 대해 책임보험 또는 공제 가입을 의무화하고, 손해배상 체계를 통해 분쟁을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다만 의료계는 하위법령에서 의무가입 대상, 보험료 부담 주체, 국가 지원 범위, 보장 수준 등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으면 의료기관과 의료진에게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이에 대해 “감옥에 가지 않으려면 사비나 보험금으로 천문학적인 합의금을 물어주라는 협박일 뿐”이라며 “배상 책임을 국가는 빠지고 현장의 의료진과 의료기관에만 떠넘기는 구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같은 의료계의 우려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협) 김성근 대변인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중과실이나 책임보험과 관련한 내용들은 명확하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며 “하위법령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할 일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안 발의자 중 한 명인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 법이 완결된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중대한 과실의 판단 기준을 분명히 하고, 환자 권리 보호 장치를 더 촘촘히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 역시 앞으로 시행령과 제도 운영 과정에서 충실히 반영되어야 할 과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