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간암 신약 허가 과정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보완 요구를 거듭 받아온 HLB가 담관암 신약 '리픽투'(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로 첫 FDA 승인 항암제를 확보했다.
HLB는 리픽투를 암종불문 항암제로 확대하고 글로벌 제약사와 병용요법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리픽투의 암종불문 글로벌 임상은 내년 말 주요 평가지표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간암 신약의 FDA 허가에도 다시 도전한다.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은 앞선 FDA 심사에서 지적된 제조·품질관리(CMC) 관련 보완을 마치고 재신청에 필요한 추가 안전성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다.
HLB그룹 진양곤 이사회 의장은 24일 유튜브를 통해 리픽투의 FDA 승인 소식을 전하며 향후 신약 개발 계획을 밝혔다.
리픽투는 이전 치료 경험이 있는 FGFR2 융합 또는 기타 재배열을 가진 절제불가능한 국소진행성·전이성 담관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FDA 승인을 받은 표적항암제다.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가 2024년 글로벌 권리를 확보한 이후 임상자료를 토대로 허가 전략을 수립하고 신약허가신청(NDA)을 진행했다.
리픽투는 미국 릴레이테라퓨틱스가 'RLY-4008'이라는 이름으로 개발해온 FGFR2 선택적 억제제다. 엘레바는 2024년 릴레이테라퓨틱스로부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이후 엘레바가 FDA 허가 절차를 진행하면서 리픽투는 HLB그룹이 확보한 첫 FDA 승인 항암제가 됐다.
HLB는 FDA 승인을 시작으로 리픽투의 개발 범위를 담관암 이외의 고형암으로 넓힐 계획이다. 현재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이 있는 다양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암종불문 글로벌 임상 'ReFocus202'를 진행하고 있다.
암종불문 항암제는 암이 발생한 장기보다 특정 유전자 변이나 바이오마커를 기준으로 환자를 선별해 사용하는 치료제다. 리픽투는 FGFR2 융합 또는 재배열을 가진 담관암 외 다른 고형암으로 치료 범위를 확대하는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진 의장은 "리픽투는 이제 담관암 치료제를 넘어 다양한 항암제로 확장할 수 있게 됐고 빅파마가 보유한 항암제와의 병용 개발을 통해 적응증을 다양화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리픽투를 암종불문 항암제로 확장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말 주요 평가 지표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리픽투가 공식적인 항암 신약이 된 만큼 환자들의 임상 등록이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HLB는 리픽투와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항암제를 병용하는 방식으로도 적응증 확대를 추진한다. 진 의장은 신약을 기술수출한 뒤 후속 개발을 맡기는 방식보다 자체 항암제를 확보한 상태에서 다른 제약사와 병용개발에 나서는 방식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빅파마에게 '우리 신약을 잘 개발해 주세요'라며 기술 수출을 한 후 빅파마의 행보에 회사의 운명을 맡기기보다는 자력으로 항암제를 확보한 후 '우리 항암제와 당신들의 항암제를 병용으로 함께 개발해 볼까요'라고 하는 것이 더 발전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HLB는 리픽투의 적응증 확대와 함께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간암 1차 치료제 FDA 허가 재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HLB는 해당 병용요법의 FDA 허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세 차례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가장 최근인 7월에는 리보세라닙의 NDA에 포함된 항서제약 제조시설의 제조·품질관리 관련 문제가 지적되면서 허가가 다시 지연됐다.
이에 진 의장은 항서제약의 CMC 보완 작업은 이미 완료됐다고 밝혔다. 다만 FDA 허가를 다시 신청하기 위해서는 기존 임상시험의 최신 안전성 정보뿐 아니라 재신청 시점까지 해외 임상시험에서 추가로 확보된 안전성 데이터도 제출해야 해 현재 관련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진 의장은 "현재 이 작업을 빠르게 수행 중에 있고 마무리되는 대로 바로 재신청을 할 것"이라며 "리보세라닙을 간암 신약으로 허가받는다면 선낭암과 흉선암에 대해서도 리보세라닙 처방의 길이 열릴 것이기에 HLB로서는 대단히 중요한 마일스톤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반복된 FDA 허가 과정에서 쌓은 경험을 향후 신약 개발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진 의장은 "CMC 부문에서 보완을 요구받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빅파마들 수준의 경험과 역량을 쌓았다"며 "이렇게 쌓인 경험과 역량은 신약 승인 못지않은 큰 자산이 됐다"고 강조했다.
HLB그룹은 연내 다른 계열사의 주요 임상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HLB테라퓨틱스는 오는 11월 신경영양성각막염 치료제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HLB이노베이션의 미국 자회사인 CAR-T 치료제 개발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도 하반기 글로벌 학회에서 혈액암 대상 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진 의장은 "담관암 신약 승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간암 신약과 각막염 치료제, CAR-T 플랫폼, 암종불문 항암제로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의 성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