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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일반의학(주치의) 전공의들이 시간제 파업에 나서는 이유

    [칼럼] 안덕선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장·고려대 의대 명예교수

    기사입력시간 2026-03-24 08:15
    최종업데이트 2026-03-24 08:1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우리나라의 가정의학에 해당하는 프랑스 일반의학 전공의들은 지난 2월 2일부터 매달 첫 번째 월요일에 ‘시간제 파업’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 시행된 일반의학 수련 기간 연장에 대한 우려와 문제 제기가 주된 이유인데, 현재 이들의 파업 참여도는 지역과 병원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프랑스는 의과대학 졸업 후에 우리나라처럼 인턴 과정은 없으나, 의과대학만 졸업해서는 단독 진료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의과대학 졸업 후에 우리나라의 가정의학인 일반의학이나 다른 전문과목을 전공하게 된다. 수련 기간은 통상 4~6년 과정이다. 전문의 자격과 같은 별도의 전문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논문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일반의학 전공자는 지난 2023년에 기존 3년에서 ‘4년 체계’로 개편됐다. 4년 차로 연장된 전공의 진입 연도는 2026, 2027학년부터 적용돼 시작된다. 

    프랑스 일반의학의 기존 3년 교육 과정을 보면, 기본과정 1년과 심화 과정 2년으로 나뉘고, 각 단계에 의무 외래 수련이 포함된다. 응급실과 개원가의 수련 이후 성인 다분야, 소아, 여성 건강, 그리고 2차 외래 수련으로 각각 배치된다.

    법적 근무는 주당 48시간으로 10회의 반나절 근무인데, 그중 2회의 반나절은 이론교육과 자기 학습 시간으로 편성한다. 프랑스에서는 수련의 목표를 법령 수준에서 6대 역량으로 분명히 적시하고 있다.

    전공의 교육 담당 지도 전문의와 지도개원의에 대한 인증과 보상 체계를 통해 지도 전문의와 지도개원의의 자격과 교육적 역할을 명확히 규정화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대체 진료와 수련의 구분을 명문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전공의는 ‘대체인력’이 아니라, 교육을 받기 위해 존재하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프랑스 일반의학 전공의 기존 3년에서 4년제로 변경, 취약지 정착 유도 등 강한 반발  

    프랑스 정부 입장에서는 일반의학의 경우 그동안 3년 과정으로 유일하게 ‘강화(consolidation) 단계’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전공의 4년 차를 신설했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개편 방침을 공개했다.

    기존 3년 과정에 추가한 1년은 주로 다 직종 1차 의료 조직을 비롯해 개원가 등의 외래 환경에서 자율과 감독의 혼합 형태로 ‘의료 취약지에서의 수행’을 유도(incitation)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전공의가 수련받은 지역이 곧 네트워크, 환자군, 생활권으로 연결되기 쉬워 의사 부족 지역의 정착 효과를 도모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4년 차 수련지를 초기 취업과 개원의 경로로 유도해 의료 취약지 정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정책이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일반의학과 전공의대표는 정부가 ‘4년 차 과정 신설 개혁’이 전공의를 위한 것이라고 하나, 현실은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고, 일반의학 전공의 교육은 여전히 병원 시스템 중심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공의들은 "아직 새로 도입한 4년 차 과정의 지도교수 배정 방식도 모르고 1년 동안의 새로운 훈련 과정이 임박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대학에서는 아무런 교육 과정도 계획돼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미 교수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도 각 대학에는 교수 채용을 위한 예산조차 배정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전공의들은 "시스템적으로 병원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동원되는 것에 진절머리가 난다"면서, "수련 초기부터 전공의는 병원의 값싼 노동력을 위한 구실로 너무나 자주 이용해 왔다"고 토로한다. 새로 신설된 일반의학 4년 차 과정도 정부가 똑같은 방식을 적용하려 한다며 분개했다. 일반의학과 전공의 대표는 "이번 일반의학과 전공의 시간제 파업은 집단행동을 통해 전공의들이 더 이상 속지 않겠다는 것과 전공의들도 이제 많이 지쳐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현재 일반의학 전공의들은 새로 도입하는 많은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할지 불확실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긴장한 상태에 있다고 한다. 전공의와 수련 지도교수를 연결하는 플랫폼은 일부 지역에는 처음 적용해 사용하는 도구로 보통 병원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2~6인을 위한 소규모그룹으로 운영되는 소프트웨어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서는 일반의학 전공의 100명 규모를 연결해 운용할 예정이어서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수요원의 부족과 함께 대학 지도교수 및 실습 기관 목록이 없다는 것도 전공의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공식적으로는 현재까지 전공의 교육 수용 승인을 획득한 곳은 전체 110곳 중 30곳에 불과하여 전공의들은 아직 자신이 어디로 배정될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불안해한다. 새 학년이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전공의들은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재로선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명확한 교육생 신분임에도 값싼 노동력 악용 등 누적된 불만 표출

    나라마다 전공의 교육의 제도와 환경은 사뭇 다르다. 프랑스 전공의대표가 전공의를 값싼 노동력으로 간주한다는 발언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새로운 정책 추진을 강행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전공의들이 안고 있는 불만과 공통점이 있다.

    우리와 다른 점은 주치의제도가 잘 발달한 나라에서 의사 양성을 위한 교육은 전적으로 공공의 영역이고, 일반의학 전공을 4년으로 연장하면서 의사가 부족한 지역과 연계 수련을 통해 지역의료를 위한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정책이 가능한 것은 모든 의과대학과 의학교육이 국가지원이 이뤄지는 공공제도의 그 산물이고, 전공의 교육의 거버넌스가 우리나라와는 다르기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주당 반나절 10회 근무인데, 이 중 2회는 전공의 교육을 위해 ‘보장된 시간’이라는 것이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현재의 일반의학 전공의와 지역 필수 의료에 대한 일정 기간 지역 수련 의무화로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리고, 전공의 주 5일 근무 중 하루(반나절 2회)는 전공의를 위한 보장된 교육 시간으로 규정화하는 것이 가능할까? 이렇게 간단한 질문을 던져보는데, 그 답변은 쉽지 않아 보인다. 아마도 우리 사회는 전공의 파업의 이유보다는 정부의 무관용 처벌은 무엇일지가 더 큰 관심사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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