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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들은 건보재정 위해 희생해 왔다...

    [칼럼] 대한전공의협의회 기동훈 비대위원장

    대통령이 나서 직접 국민에게 설명해야

    기사입력시간 2017-09-22 07:33
    최종업데이트 2017-09-22 07:33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의사들은 처음 전국민건강보험 제도를 만들 때 오직 국민의 건강을 위해 기존에 받고 있던 진료비의 약 절반 정도로 의료를 제공했습니다.

    의사들이 의료행위에 대한 비용을 절반으로 해서 국민에게 제공했던 것은 국민의 건강을 위한 마음 오직 하나였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보험제도는 외국인, 재외국민도 이용하기 위해 국내로 들어 오고 있습니다. 같은 재료, 같은 치료, 같은 의료행위를 다른 나라보다 더 좋은 비용으로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의사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뿐입니까. 2009년 신종플루, 그리고 2015년 메르스까지 의사들은 국가의 위기상황에서 동료들이 감염되어 쓰러지고 격리되면서도 오직 국민 건강을 위해 진료했습니다. 그 때 정부는 뭐했습니까? 정부는 뚫리고, 의사들이 막았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어떻습니까?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만 388명입니다. 160명이 죽었던 이 사건은 누가 밝혀냈습니까?

    의약분업때 의사들이 파업한 것이 밥그릇 때문이었습니까? 아닙니다. 의약분업은 건보재정 파탄으로 갈 수 밖에 없었기에 반대한 것 아닙니까?

    절대 그럴 리 없다고 해놓고 불과 2년도 안 되서 건보재정이 파탄나자 의사들의 초진료를 20%나 강제로 인하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분명히 의사들에게 적정수가를 약속했습니다. 이 정도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의사들이 지속가능한 건보재정을 위해 얼마나 희생했는지 국민이 알아야 합니다.

    젊은 의사들은 대통령이 아래 내용을 국민에게 직접 얘기해주실 것을 요구합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정부예산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현재보다 더 많은 건강보험료 인상과 의료 이용에 있어서 국가가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밖에 없다고 국민들에게 사실을 얘기해야 합니다.

    또한, 지난 50년 동안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를 위해 의사들이 노력한 희생에 대해 국민에게 말해야 합니다.

    지난 의약분업 때 분명히 건보재정이 파탄난다고 경고했음에도 무리한 추진으로 파탄난 재정을 우리 의사들에게 지웠던 정부의 과오를 인정해야 합니다.

    원가의 80%정도 밖에 안되는 수가를 책정하고, 그마저도 국민들의 생명을 위해 일선에서 일하는 의사들에게 교과서에도 없는 지침으로 삭감하며 흘리게 했던 피눈물을 닦아줘야 합니다.

    신종플루, 메르스, 그리고 가습기 사태까지 국민건강을 위해 최전선에서 막아냈던 의사들의 노고를 인정하기 전까지는 의사들이 정부에 대해 가진 불신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고, 공급자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는 정책은 결국 실패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글: 기동훈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기동훈 대한전공의 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