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1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을 방문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담당 의료진의 석방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의견서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 담당 의료진 구속은 인도주의(모든 인간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동등한 자격을 갖추고 있으며 인류 공존을 꾀하고 복지를 실현시키려는 박애적인 사상)에 어긋나고 의료진의 방어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결정”이라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4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이환승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과 관련, 조수진 교수 등 의료진 3명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 회장은 “구속 영장청구의 근거가 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는 구속된 의료진의 행위와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전혀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사건 당일 경찰과 과학수사대에 따라 사망 원인을 규명할 증거가 무참히 훼손됐다”라며 “수사기관은 과오를 은폐한 채 단순한 추정만으로 의료진의 과실이 신생아 사망의 원인이라고 단정 짓고 있다”고 했다.
임 회장은 “구속 사유로 증거 인멸의 우려를 들고 있지만, 중요 증거는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 의해 훼손됐다”라며 “사건 발생 후 신생아 중환자실은 봉쇄됐고 의료진은 수십시간동안 조사를 받았다.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임 회장은 “무엇보다 구속된 조 교수는 암 환자다. 한창 투병 중인 환자를 구속 조사해 치료를 방해한다면 인도주의에 어긋난다”라며 “조 교수가 하루라도 빨리 석방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병의 악화를 막기 위해 자칫 방어권을 포기하고 혐의사실을 모두 인정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특히 “조 교수는 지난 해 유방절제 수술후 항암주사를 17차례 맞았다. 구치소에 수감된 이후에는 수술을 했던 쪽의 팔에 임파부종이 생기기 시작했다. 남편이 챙겨서 넣어준 압박붕대를 착용한 채로 수갑을 차고 조사실을 오가고 있다”고 했다.
임 회장은 “또한 현재 의료계는 극한 직업인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를 할 사람이 없어져 NICU 체계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라며 “소청과의사회는 부당한 구속 수사를 타개하고 의료인이 더 이상 절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임 회장은 “전국의 신생아실 의료진이 자신이 택한 길이 결코 그릇되지 않다는 희망을 갖고 내일도 진료실로 향할 수 있도록 해달라. 구속된 의료진이 석방될 수 있도록 해달라”라며 “의료진이 자신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하면서 남은 수사 일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