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을 둘러싸고 일차의료 현장 위축과 조기진단 기능 훼손을 우려하는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동네의원이 어르신과 만성질환자의 '생명 안전망'이라며 정책 중단과 전면 재논의를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지난 23일 시작돼 8월 21일까지 진행된다. 현재 1000명이 넘는 청원 동의 의견이 모였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5일 검체 검사 위수탁 제도를 27년 만에 전면 개편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은 위탁검사관리료를 폐지하고 위탁기관과 수탁기관의 보상 체계를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올해 하반기 세부 시행 방안을 마련한 뒤 오는 1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청원인은 자신을 32년간 알레르기 질환을 앓아온 환자라고 소개하며 “동네 의원에서의 피검사는 당뇨, 간질환, 빈혈 같은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가장 가까운 생명 안전망”이라며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은 동네의원이 필요한 기본 검사를 수행하기 어렵게 만들어 조기진단 통로를 닫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의 정책은 조기진단을 가로막는 현대판 의료 고려장이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과 투명성을 명분으로 '검체검사 위수탁 보상체계 개편'을 강행한다"며 "그러나 현장에서 환자가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병을 일찍 발견해 고칠 기회를 뺏고, 병이 중증으로 악화된 뒤에야 발견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국민을 죽음으로 내모는 '현대판 의료 고려장'"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검체검사 위·수탁 제도는 전문 분석 기관이 '정밀한 측정기' 역할을 하며 서로 손발을 맞춰온 것"이라며 "이 시스템 덕분에 우리는 대학병원에 가지 않고도 동네 의원에서 당뇨, 간 질환, 빈혈 등 큰 병의 단서를 일찍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정부는 이 안전한 협력 구조를 깨뜨리고, 병원이 검사를 의뢰하기 힘들게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병원들끼리의 계약 방식을 바꾸는 일이 아니다. 우리 동네 의원에서 손쉽게 질병의 싹을 잘라내던 '조기진단'의 창구를 스스로 닫아버리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부가 의사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청원인은 "의사를 도둑놈으로 모는 여론몰이를 멈춰줘달라. 정부는 동네 의사들이 검체검사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해온 것처럼 국민 앞에 의사들을 세우고 있다"며 "하지만 검사는 의사의 장사가 아니다. 환자의 병을 놓치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진료 행위다. 동네 의사 선생님들이 검사를 통해 당뇨, 신장질환, 간 질환, 빈혈 등을 챙겨주지 않았다면, 우리 부모님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빨리 병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