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현재까지 항암제 치료 효과는 단순히 암 크기로만 측정할 수 있었고, 세포 증식 억제제의 효과는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데 소량의 혈액으로 암 치료 효과를 측정하는 기술을 국내 바이오 업체가 개발, 유럽 학회에서 소개했다.
덴마크 베이에병원 종양학과 Torben Hasen 교수는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포스터세션에서 NK뷰를 이용해 자연 살해 세포(NK 세포) 활성도를 측정, 면역 활성과 종양 세포 증식 억제제의 반응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NK뷰는 에이티젠이 독자 개발한 제품으로 세계 첫 NK세포 활성도 측정 진단키트다.
NK 세포 활성도를 나타내는 물질인 인터페론 감마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해 분비되는 양을 측정하는 원리로, 별도의 제한사항 없이 소량의 혈액으로 수치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유방암과 난소암, 전립선암, 대장암 환자 97명을 대상으로 항암치료 전후 NK 세포 활성도를 검사했다.
그 결과 환자는 세 그룹으로 분류됐다. 첫 번째는 치료 전과 후 모두 200pg/ml 아래로 NK 세포 활성도가 낮은 그룹으로, 종양의 크기가 감소한 인원은 22%로 치료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치료 전후 모두 500pg/ml 이상인 그룹으로 원래 높은 NK 세포 활동성을 지닌 암 환자들이었고, 종양의 크기가 감소한 비율은 50%였다.
마지막 그룹은 치료 전에는 NK 세포 활성도가 200pg/ml 미만이었으나 항암제 치료 후 종양의 크기가 감소해 NK 세포 활성도 수치는 500pg/ml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그룹의 반응률은 89%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였다.
비전이성 유방암에서는 치료 진행 과정 상 반응과 상관관계를 밝히지 못했으나 완전반응과의 상관성이 발견됐다.
Hansen 교수는 "NK뷰 검사가 항암치료를 진행 중인 암 환자들의 면역 활동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임을 발견했다"면서 "특히 치료 시작 직후 인터페론 감마의 증가 정도는 전이성 질환에서 치료 예후를 예측하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에이티젠 아메리카 Paul Song 박사는 "면역 요법에 기반을 두고 있는 암 치료법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NK 세포 활성도 검사는 환자의 면역 기능을 실시간으로 살펴 치료 반응을 더욱 잘 예측하고 결과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티젠 측은 "이번 연구 결과는 지금까지 학계에서 이론으로만 대두됐던 것이 실제로 증명된 최초 사례"라면서 "향후에는 암 환자의 치료 가정에서 치료 효과를 모니터링하고, 항암제 처방 시 항암제 종류 등을 결정하는데도 NK 세포 활성도가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